지구온난화가 야기하는 기후변화는 종종 야생 동식물의 생태를 크게 변화시킵니다. 기후변화는 해충과 질병 그리고 인간, 동물, 식물 등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가 바나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영국 엑스터대학 생명과학과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일명 바나나병이라고 불리는 Black Sigatoka 곰팡이를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후변화로 Black Sigatoka에 노출되는 바나나가 지역에 따라 최대 98%까지 늘었다는 분석인데요.
Black Sigatoka는 본래 지난 1963년 최초로 발견된 곰팡이입니다. 1972년 아시아에서 온두라스로 넘어왔고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가 현재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전역에 퍼진 상태입니다.
바나나의 멸종 얘기를 자잘한 연구 결과로 치부할 일만은 아닌데요.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바나나는 캐번디시라는 종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캐번디시라는 종의 바나나가 10~15년 안에 전염병으로 씨가 마를 거라는 추정을 합니다.
문제는 캐번디시가 현재 거의 유일한 바나나 품종이라는 건데요. 캐번디시의 멸종은 곧 바나나의 멸종이기에 새로운 바나나 종 발굴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실제 바나나의 한 종이 멸종에 가까운 타격을 받은 전례가 있습니다. 그로미셸이라는 바나나 종이 주인공인데요. 그로미셸은 곰팡이 전염병인 파나마병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 그로미셸은 상업적인 대량 생산이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 주변에서는 캐번디시 바나나만을 찾아볼 수 있죠.
연구팀은 196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로 Black Sigatoka 곰팡이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의 바나나 재배 지역에서 Black Sigatoka의 감염 위험이 44.2%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습도가 심한 라틴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Black Sigatoka의 바나나 감염률이 최대 98%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참고자료##
- Daniel P. Bebber, “Climate change effects on Black Sigatoka disease of banana”, the Royal Society Published Online(2019), https://doi.org/10.1098/rstb.2018.0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