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정제한 아프리카의 지혜
금을 정제한 아프리카의 지혜
  • 강지희
  • 승인 2019.06.12 20:35
  • 조회수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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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다 포에버! 출처: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와칸다 포에버! 출처: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예고

영화 <블랙 팬서>에 나오는 왕국 와칸다는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활용한 엄청난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와칸다는 소코비아와 함께 마블 세계관에서만 등장하는 가상의 국가이며 비브라늄을 활용한 첨단 기술도 어디까지나 가상의 설정인데요.

 

비브라늄을 활용한 첨단 기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세 당시의 아프리카 말리 제국이 순수 기술로 금을 정제했다고 합니다. <Sciencedirect>에 따르면 연구진은 북부 아프리카의 말리 공화국 도시 타드메카(Tadmekka)에서 중세 사람들은 모래와 유리를 이용해 금을 정제했다고 합니다.

 

말리 제국과 타드메카

말리 제국의 지도. 출처: Wikimedia Commons
말리 제국의 지도. 출처: Wikimedia Commons

타드메카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에 자리했습니다. 말리 제국은 1200년대 초반부터 1400년대까지 서부 아프리카의 모든 무역을 장악하고 세금으로 상당한 수입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타드메카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의 도시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중세 당시 말리 제국의 무역 도시들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었죠.

 

유럽인이 아프라카 서해안에 상륙하기 이전부터 말리 제국은 신화에서 황금이 풍부한 곳으로 칭송받았습니다. 1375년 유럽에서 제작된 <카탈란 제작집>에 따르면 말리 제국은 '금이 당근처럼 쑥쑥 자라는 곳'이라고 묘사될 정도였다는군요. 실제로 말리 제국에는 금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의 타드메카 상인들은 남쪽에서 금, 상아, 노예 등을 가져가 북아프리카에 있는 유리 구슬(Glass beads)과 구리, 그리고 면직물과 교환했다고 합니다.

 

금을 정제한 아프리카의 지혜

광물 참고 이미지. 출처: pixabay
광물 참고 이미지. 출처: pixabay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 아프리카 고고학을 연구하는 샘 닉슨(Sam Nixon) 박사의 연구진은 말리의 타드메카에서 11세기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도가니와 동전 주형의 파편을 발견했습니다. 도가니에는 금 입자가 섞인 유리 슬래그가 섞여 있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슬래그(slag)는 광석이나 금속을 녹일 때 용제나 비금속 물질, 그리고 금속 산화물 등이 찌꺼기로 남는 것을 말합니다.  

 

닉슨 박사는 금이 섞인 유리 슬래그를 보고 의문을 품으며 런던대학교에서 고고학을 연구하는 Thilo Rehren 박사와 공동으로 도가니와 동전 주형을 연구했습니다. 분석한 결과 도가니에 있는 유리 슬래그에는 석영을 포함해 광물 입자들이 잔류하고 있었습니다. 유리 슬래그에 남은 광물 입자들로는 타이타늄철석, 자철석, 지르콘 등이 있었는데요. 미네랄 입자들, 특히 자철석은 유리와 상호작용을 잘 한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금 입자와 유리 슬래그를 보고 말리 제국의 사람들이 금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정제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그 당시의 타드메카 사람들이 불순물이 섞인 금, 모래, 그리고 유리 혼합물을 도가니에 담아 고온에서 가열하여 미네랄 입자들을 떼어 내고 금을 부수는 방법으로 금을 정제했다고 합니다. 불순물들은 유리와 상호작용을 하지만 금은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리에 용해되지 않고 분리되는 거죠. 

 

모래는 고온에 녹는 금과 불순물을 녹이기 위한 촉매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금 정제에 사용한 모래도 함께 분석한 결과 모래는 남쪽의 사하라 사막에서 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타드메카의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 의존하지 않으며 재료를 준비하고 금을 정제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에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재료 과학 및 공학을 연구하는 마크 윌튼(Marc Walton) 박사는 연구진이 발견한 방식대로 금을 정제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윌튼 박사의 연구진은 당시 아프리카의 기술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사금을 사고 미시간 호에 있는 모래와 혼합한 후 합성 유리를 넣어 가열했는데요. 실험 결과 모래가 광물질을 녹이는 것을 촉진했으며 합성 유리가 불순물을 가져가서 금을 어느 정도 정제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말리 제국의 웅장함을 증명하는 젠느 대사원. 출처: flickr
말리 제국의 웅장함을 증명하는 젠느 대사원. 출처: flickr

닉슨 박사는 "이 과정은 현대 장인의 관행에서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으며 황금으로 유명한 도시에 있는 공예가들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준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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