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별난 물질', 이론 넘어 현실속으로
노벨상 '별난 물질', 이론 넘어 현실속으로
  • 강지희
  • 승인 2019.11.04 17:50
  • 조회수 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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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개미처럼 공부해서~ 노벨상을 탈 거야! 출처: AdobeStock
이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유는? 위상물질! 출처: AdobeStock

2016년 워싱턴대학교의 데이비드 사울리스, 프린스턴대의 던컨 홀데인, 브라운대의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들은 위상학(topology)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물리학에 도입해 '별난 물질(exotic matter)'로 불리는 위상물질(topological matter)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후 전 세계에서는 이론에만 존재하는 이 별난 물질을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한 연구가 활발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실현시킬 측정기술을 개발했습니다.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서준호 책임연구원과 쾰른대 김건우 연구위원 공동연구팀이 일반 금속이나 반도체 등과 다른 특성을 지녀 '별난 물질'로 불리는 위상물질의 활용성을 높일 측정기술을 개발한건데요. 연구팀은 머리카락 1000분의 1 굵기인 나노역학소자의 공진 주파수를 분석해 위상물질의 특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Nature Commu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 위상학?

연결성이나 연속성 등 작은 변환에 의존하지 않는 기하학적 성질들을 다루는 수학의 한 분야입니다.

위상물질은 '구멍의 수'로 구분된다 

구멍이 몇 개 있을까...? 출처: pixabay
구멍이 몇 개 있을까...? 출처: pixabay

위상학(topology)은 오랜 시간 수학자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위상학은 물리학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습니다. 위상학적 상태를 가진 위상물질은 '구멍의 수'로 상태를 구분합니다. 찰흙으로 만든 공을 도넛 모양으로 만들려면 반드시 구멍을 만들어야 합니다. 위상학의 세계에서 구멍이 없는 공과 한 개 있는 도넛은 마치 고체와 액체처럼 다른 상태입니다. 마찬가지로 반지는 도넛과 다르게 보이지만 구멍이 1개이므로 위상학적으로는 같다고 표현합니다.

 

위상물질로 제작한 전자소자는 온전한 '양자 결맞음' 상태를 가질 수 있어 양자소자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극히 이론적인 개념이었던 위상학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위상물질의 특성을 완벽히 이해해야만 하는데요. 위상물질의 특성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연구에 활용된 위상물질 기반 나노역학소자의 모습. 가운데 기타 줄처럼 고정돼있는 부분이 나노선(nanowire)이며 나노선의 공진을 통해 위상물질의 상태를 파악했다. 출처: KRISS

기타 줄 튕기듯 공진시키면 '구멍의 수'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수백 나노미터(nm) 굵기의 위상물질 나노선 기반의 역학소자를 제작했습니다. 전자상태밀도는 위상물질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데요. 연구팀은 나노선 기반 역학소자를 이용해 전자상태밀도에 대한 신개념 측정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위상절연체인 비스무스셀레나이드(Bi2Se3) 화합물로 나노선을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연구팀은 나노선을 금속 박막 전극에서 수십 나노미터 떨어져 진동하도록 하고 전극을 통해 역학적 공진을 유도 및 측정했죠.

 

연구팀이 제작한 나노역학소자는 나노선의 양쪽을 고정하고 띄운 형태로 기타 줄을 연상시킵니다. 기타 줄을 튕기면 공진하듯 나노선도 공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데요. 이 때 물질의 위상상태 즉 '구멍의 수'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극저온에서 나노선 표면의 전자는 양자 결맞음이 잘 유지돼 양자간섭을 보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위상물질의 전기적 특성은 물론 상태밀도에 따른 공진주파수 변화까지 동시에 측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이론 계산을 통해 실험결과가 나노선의 진동과 그 표면에 존재하는 전자계의 상호작용에 의한 양자현상에 기인함을 명확히 밝혀냈습니다.

서준호 교수 연구팀. 출처: KRISS
서준호 교수 연구팀. 출처: KRISS

이번 연구는 위상물질을 이론을 넘어 양자컴퓨팅, 양자통신의 기반인 양자소자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KRISS 서준호 책임연구원은 "대표적인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가 나오기 전까지 실리콘이라는 반도체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만 수십 년이 걸렸다"며 "이번에 개발한 역학적 공진 기반 측정기술 또한 큐빗, 스핀트로닉스 소자 등 미래 양자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위상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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