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이 전염병 줄였다고?
마녀사냥이 전염병 줄였다고?
  • 강지희
  • 승인 2020.02.16 21:25
  • 조회수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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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 마녀재판을 배경으로 한 영화 '크루서블'
세일럼 마녀재판을 배경으로 한 영화 '크루서블'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마녀재판이 벌어졌습니다. 세일럼에서 몇몇 어린 소녀들에게서 발작, 고통스런 경련, 책상 밑에 숨는다던가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을 발견됐습니다. 이로 인해 1692년 1월 광기의 서막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매더 목사는 세일럼에 악마가 준동하고 있으며 마녀들은 곧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 선언했습니다.

 

발작으로 고통받던 어린 소녀들은 세 명의 여인을 자신을 괴롭히는 마녀라 지목했습니다. 세 여인들 중 한 명은 진짜 마녀는 따로 있다며 두 명의 다른 여인을 지목했습니다. 지목된 여인들은 또 다른 여인들을 마녀라 지목했습니다. 이로 인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무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녀 또는 주술사라는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이들 중 20명이 공개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그 중에는 세일럼의 전직 목사 조지 버로우도 있었습니다. 버로우는 교수형을 당하기 직전 군중을 바라보며 마녀나 주술사는 외울 수 없다는 주기도문을 완벽히 암송했습니다. 이 집단 광기는 반년 이상 지속됐습니다. 버로우와 같이 존경받는 사람들마저 마녀사냥에 연루되고 나서야 군중은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죠. 세일럼 마녀 재판은 1692년 6월이 돼서야 잠잠해졌습니다.

1591년에 있었던 마녀재판. 출처: AdobeStock
1591년에 있었던 마녀재판. 출처: AdobeStock

마녀 사냥은 1419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시작됐습니다. 본격적인 마녀사냥의 광기는 1560년에 시작됐고 1590~1630년 사이에 최고조로 달했죠. 유럽에서 행해진 마지막 마녀사냥은 1782년 스위스에서 있었습니다. 집계된 바로는 대략 30~50만명의 사람들이 마녀사냥으로 처형당했다고 합니다.

 

마녀사냥과 같은 미신은 현대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습니다. 하지만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된 논문의 연구진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합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심리학자 William B. Swann의 연구진은 마녀, 주술사와 같은 오컬트에 대한 믿음이 전염병의 확산을 일시적으로나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도덕적 생기론

누가 전염병에 걸렸다고? 이건 마녀 탓이야! 출처: pixabay
누가 전염병에 걸렸다고? 이건 마녀 탓이야! 출처: pixabay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사람들은 전염병의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생물학적 또는 심리학적 설명이 없는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 초자연적인 힘 또는 정신이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특히 전염병과 같은 유해한 사건에서는 이러한 가정이 더 심각해지는 경향을 보였죠. 이 당시의 사람들은 전염병을 악마와 결부시켰습니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이 악마와 질병과의 연관성을 '도덕적 생기론'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아이가 열이 있는 것은 악마가 아이를 소유한 탓'이 도덕적 생기론의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병원균과 전염병 확산의 파괴적인 영향을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 도덕적 생기론과 같은 영적이 믿음이 어떻게 발달했는지 조사했다"고 말했습니다.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연구진은 세 가지의 개별적인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연구는 '악한 눈(evil eye)'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여기서 악한 눈이란 다른 사람에게 눈빛이나 시선 한 번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미신을 말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마녀들이 악한 눈을 가졌으며 이로 인해 전염병과 같은 해악을 줄 것이라 믿었죠. 두 번째 연구는 '악마에 대한 믿음'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연구진은 두 연구에서 역사에 기록된 데이터들을 토대로 역사에 발생한 전염병의 유병률과 영적인 믿음과의 연관성을 비교했는데요. 데이터들을 회귀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높은 수준의 유병률을 가진 지역일수록 악한 눈 또는 악마를 믿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며 도덕적 생기론 경향을 더 보였음을 발견했습니다.

 

세 번째 연구에서 연구진은 28개국에서 온 3,14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해당 국가의 국민이거나 한 국가에 10년 넘게 거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22.61세였으며 64.4%는 여성 참가자들이었죠.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설문조사는 참가자들의 도덕적 생기론을 평가하는 조사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질문에 따라 1~6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강하게 동의한다는 의미죠. 질문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과 악은 자연세계의 양상이다?
이 세상에는 선하고 악한 기본 세력이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설문조사와 각 지역의 병원체 유병률과의 연관성을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병원체 유병률과 도덕적 생기론에 대한 신념이 서로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역사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가진 지역은 악마, 악한 눈, 마녀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도 되는 걸까? 출처: AdobeStock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도 되는 걸까? 출처: AdobeStock

연구진은 "도덕적 생기론은 악령 또는 질병이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한 특정 행동일 것"이라며 "도덕적 생기론은 병원균의 감염성과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데 영향을 줬을 것이다. 또한 질병에 걸린 사람들을 제거함으로써 질병의 확산을 일시적으로 늦췄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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