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거주 지역, '생각보다 더 까다로울 수도'
생명 거주 지역, '생각보다 더 까다로울 수도'
  • 함예솔
  • 승인 2019.11.12 02:10
  • 조회수 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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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락스 존. 혹은 거주가능영역. 출처:  NASA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 혹은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 출처: NASA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을 우리는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이라고 부릅니다. 항성을 도는 행성이 지표에 액체 상태의 물이 고일 정도의 온도와 적당한 대기를 갖춘 상태를 가리킵니다. 참고로 우리 태양계에서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은 0.95 AU(천문단위)에서 1.15 AU(천문단위) 범위라고 합니다. 참고로 AU(천문단위)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를 뜻합니다.

 

수백, 수천 개의 행성들이 우리 은하를 가로지르는 항성들 주변을 돌고 있습니다. 이 행성들 중 어떤 형태로든 생명체가 살만 한 곳은 없을까요? 

 

거주 가능 영역에만 생명체가 살 수 있나

외계행성에서 물 찾을 수 있을까? 출처: fotolia
외계행성에서 물 찾을 수 있을까? 출처: fotolia

골디락스 존은 이에 대해 희미한 대답을 내놓긴 했습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액체 상태의 물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주 가능 영역 내에 있는 행성 중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곳에서 생명체를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거주 가능 영역에 관한 전통적인 정의는 여전히 거주 가능 행성의 초기 추정을 할 때 유용하다는 겁니다.

 

점차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행성과 행성 시스템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가령, 은하계를 가로지르는 떠돌이 행성(rogue planets)은 모항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부의 자체적인 열로 인해 생명체가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혹은 지구 크기의 행성들이 적색왜성(red dwarf) 주변의 거주 가능 영역의 궤도 가까이에 갇혀 있다면 항성 플레어(stellar flare)로 인해 메마를 수 있는데요. 이런 곳도 생명체의 거처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거주 가능 영역에서 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를 닮은, 그러면서도 사이즈만 살짝 더 큰 행성은 어떨까요?  

 

NASA의 우주생물학 수석과학자인 Mary Voyt는 "'위치'만이 아니란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며 "거주 가능한 조건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다른 요인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불과 얼음

 

태양계 시스템에서 금성은 태양 거주 가능 영역의 안쪽 가장자리에 자리합니다. 화성은 바깥쪽 경계선 바로 안쪽에 놓입니다. 두 행성이 모두 현재 바로 거주가능해 보이진 않습니다. 금성은 황산 구름과 함께, 너무 뜨거워서 생명체를 바비큐로 만들 겁니다. 반면 춥고 건조한 화성은 희박한 이산화탄소로 이뤄진 대기를 가지고 있어 생명체가 살기에 유망해 보이진 않습니다. Mary Voyt는 "달도 우리 태양계에서는 거주 가능 영역에 있지만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달에는 대기도 없고 표면에 물도 없다"며 "거주 가능 영역 내에 있지만 그럴 수 없는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아니면 태양계 시스템에서 '얼음 선(ice line)'을 넘어 훨씬 더 멀리 그물을 던져봐야 합니다. 태양계의 거대 가스행성(gas giants)인 목성과 토성에는 모두 지표 아래 해양을 숨겨놓은 지표는 얼음으로 뒤덮인 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인데요. 이 천체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거주가능영역 밖인데도 해양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 거대 가스행성들이 우리 태양계 안이나 주변 항성에 거주 가능 영역을 주도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복사 온도(radiant temperature) 대신에 기조력(tidal forces)이 지배할 겁니다. 거대 가스행성의 중력에 의해 위성의 내부는 당겨지고 밀리면서 기조력이 생기고, 이로 인해 열이 발생해 지표 아래 해양을 액체 상태로 유지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은하 스케일로 확장해 볼까요. 만약 은하계 자체의 거주 가능 영역이 있다면 어떨까요? 암석형 행성의 씨앗이 될 만큼의 금속을 가진 우리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가 적당하지만 초신성폭발이나 분자 구름과 같은 생명체에게 위협이 되는 천체로부터는 자유롭다면 말입니다.

이러한 개념들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언젠가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는 데 기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외계행성 연구에 유용하게 쓸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시 범위를 좁혀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행성 자체를 더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점점 더 정교한 컴퓨터 모델링을 사용하는데요. 원래 지구의 기후를 위해 고안된 모델링은 이제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우주생물학자 Nancy Kiang은 "우리는 지구로부터의 이해를 다른 행성에서의 생명체, 거주가능성을 찾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모델링을 통한 가상의 외계행성 탐사

 

과학자들이 수행한 모델링에서는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가능성들에 대해 알려줍니다. 예를들어 잠재적으로 거주가능한 천체들 뿐만 아니라 '미니-해왕성(mini-Neptune)'으로 알려진 거대하고, 뜨겁고, 기체 상태인 행성들 혹은 동결 상태에 있는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들이 있습니다. 

출처: NASA
출처: NASA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의 Aomawa Shields를 포함한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된 모델링에서는 적색왜성(red-dwarf)을 돌고 있는 작고,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이 어떤 조건에서는 안정적인 기후를 가질 수 있고 동결 상태에 놓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치 TRAPPIST-1주위를 돌고 있는 7개의 지구 크기의 행성들처럼 말입니다. 

  • TRAPPIST-1
TRAPPIST-1 모습.
TRAPPIST-1 모습.

 

지구로부터 4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행성계로 생명체가 거주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계로 알려졌습니다. TRAPPIST-1는 7개의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 행성게의 일곱 행성 중 세 곳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omawa Shields는 컴퓨터 모델링을 사용해 행성들의 거주 가능성에 관해 모 항성들의 영향을 시뮬레이션 합니다. 그녀는 이러한 발견은 전통적인 거주가능지역이 그 자체로 먼 곳에 있는 잠재적인 거주 가능성을 규정하는데 제한된 방법이란 걸 시사한다고 말합니다. Aomawa Shields는 최근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 회의에서 "우리의 태양계는 표준 모델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지 우리가 밖에서 보고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 있는 환경 중 하나이다"며 "일부 학자들은 기존의 거주가능영역의 경계를 밀고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거주 가능한 영역 개념은 더 면밀한 연구를 위해 주로 항성과 그 주변의 행성을 목표로 할 때 유용하다고 말하는데요. 먼 거리에 있는 행성들이 엄청나게 발견되는 지금 시대에는 이는 큰 도움이 됩니다. 

케플러 62e는 흔한 외계 행성 종류인 슈퍼지구다. 두껍고 뿌연 대기를 가지고 있다.
케플러 62e는 흔한 외계 행성 종류인 슈퍼지구다. 대기가 두껍고 뿌옇다.

하지만 그동안은 더 작고,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의 대기에서 생명체의 징후를 찾기 위해 이를 읽어낼 만한 충분한 성능의 망원경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거주 가능 영역에 관한 아이디어 덕분에 이러한 망원경이 설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 발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 년, 몇 십년 동안 더 강력한 새로운 기기들이 우주로 날아갈 겁니다. 웹 망원경은 지구보다 크지만 해왕성보다는 작은 '슈퍼 지구(super Earth)'로 알려진 거대한 천체의 대기를 면밀히 조사할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구의 크기 범주 안에 있는 행성들 조차도 망원경 성능이 그 한계를 뛰어넘을 것 같습니다. 

 

NASA의 우주생물학 연구소 소속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의 Stephen Kane은 "만약 어떤 거주가능영역 내에 있는 지구형 행성처럼 보인다면 우리는 그 천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합니다. 현재로서는 답이 없습니다. 그는 이 거주가능영역을 천문학에서 가장 제대로 인정받지못하고 있는 개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의 기기들이 외행성의 특징을 상세히 밝힐 수 있을 만큼 정교해지면 언젠가 사용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거주가능한 행성을 선정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는 "선정할 수 있는 후보가 너무 많다"며 "목록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까? 답은 거주가능영역에 있다"고 말합니다. 

 

행성이 받는 빛의 양과 행성을 탈출하는 대기의 속도

 

우리가 낯선 행성들의 바다를 항해할 때 마침내 우리는 우주의 해안선에 도착합니다. 이 해안선은 은유적인 표현이지만, 우리 태양계의 행성들과 다른 항성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을 연결 짓는 건 실제적인 통계적 경향일 수도 있습니다. 항성으로부터 행성이 받는 빛의 양과 행성의 대기가 얼마나 쉽게 우주로 빠져나가는지 두 가지 요인을 비교할 때 이 경계선이 드러납니다.

 

NASA의 아메스연구센터(Ames Research Center)의 Kevin Zahnle과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우주생물학 프로그램의 David Catling은 2017년 논문에서 업데이트 된 버전의 이 경계선을 공개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우리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을 고려했고 표준 그래프를 스케치해보았습니다. Y축은 태양복사선을 의미했고 위로 갈수록 10배 증가했습니다. X축은 '탈출 속도'로 행성의 대기 입자가 우주로 빠져나가기 위해 필요한 속도였습니다. 이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1초당 km단위로 1,000배씩 증가했습니다.

 

그래프를 가로지르는 대각선에는 행성과 대기를 가진 위성이 있었습니다. 질량과 반지름을 알고 있는 외행성을 더하면 선 근처에 있는 점의 수가 증가했습니다. 그 선은 태양 복사량은 낮지만 탈출 속도는 높은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라인 한쪽 면에는 대기를 가진 행성들과 위성들이 놓여 있었는데요. 지구, 금성, 토성과 목성, 심지어 토성의 위성인 차갑고 무거운 탄화수소의 대기를 지닌 타이탄도 있었습니다. 이 선 아래에는 대기를 가진 천체들이 더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선 위에 있는 천체들은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선 바로 아래 놓인 행성들은 매우 얇은 대기를 가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마 대기가 있다고 하면 화성이나 명왕성 정도일 겁니다. 초기 지표에 따르면 외계행성 역시 만약 이것이 단순한 통계적 오행이 아닌 실제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밝혀질 경우 이 선을 따라 구분돼야 하는데요. Kevin Zahnle는 "이는 확실히 검증가능한  가설이다"이라며 "이것이 실제적으로 일반적인 특징인이 아니면 우연찮은 결과인지 알아내는건 재밌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거주가능한 행성. 왼쪽부터  Kepler-22b, Kepler-69c, Kepler-452b, Kepler-62f and Kepler-186f 그리고 지구. 출처:  NASA/Ames/JPL-Caltech
거주 가능한 행성. 왼쪽부터 Kepler-22b, Kepler-69c, Kepler-452b, Kepler-62f and Kepler-186f 그리고 지구. 출처: NASA/Ames/JPL-Caltech

우리의 우주망원경이 미래에는 외계행성의 대기를 탐사할 수 있는 성능을 얻게 되고 Kevin Zahnle과 David Catling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수 있게 된다면 그 관계는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대기를 가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성들을 찾아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골디락스존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수 천개의 행성들과 맞닥뜨리게 되면, 더 작고, 암석으로 이뤄진 거주가능한 행성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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