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정제과정에서는 대량의 황 폐기물이 부산물로 생성됩니다. 황 폐기물은 마땅한 처리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황 폐기물을 그대로 폐기하면 다양한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 있죠.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황 폐기물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마저도 중국의 산업 고도화로 인해 수출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황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소재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죠.
그런데 드디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유남호 박사팀은 황 폐기물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는데요. <Composites Part B : Engineering>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황 폐기물을 이용해 황을 포함(도핑)한 그래핀을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황 폐기물, 환원제가 되다
그래핀은 흑연을 산화시킨 후 다시 환원시켜 제조할 수 있습니다. 이때 환원을 돕는 환원제가 필요한데요. 연구팀은 150도 이상의 온도에서 녹은 황이 환원제 역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연구팀은 폐기되어야 할 황을 환원제로 사용했는데요. 연구 결과 연구팀은 별도의 환원제 없이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산화된 흑연을 녹은 황에 넣어 황이 도핑된 환원 그래핀을 제조했습니다다. 그래핀을 제조하고 남은 황도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했습니다.
(b~c) 수은을 흡착한 그래핀의 TEM(전자현미경) 사진 및 지도. 출처: KIST
황 폐기물 넣은 그래핀, 능력 뛰어나
KIST 연구진이 제조한 그래핀은 중금속을 흡착하는 능력과 유기용매에서의 분산성이 뛰어납니다. 연구팀의 그래핀은 수용액 내에서 수은 이온을 94% 이상 흡착해 제거했습니다. 또한 복합소재 제조 시 강도가 기존 소재보다 150% 이상 향상됐죠. 연구팀의 그래핀은 복합소재의 가스 차단성 또한 95% 이상 향상됐다고 합니다.
- 복합소재(Composite)?
두 가지 이상의 재료가 조합돼 물리적화학적으로 서로 다른 상(Phase)을 형성하면서 보다 유효한 기능을 발현하는 재료를 말합니다. 강화재의 구조에 따라 섬유 강화 복합재료(Fibrous composite), 입자 강화 복합재료(Particulate composite)로 구분되는데요. 강화는 재료에 따라 고분자복합재료(Polymer matrix composite), 금속복합재료(Metal matrix composite) 및 세라믹복합재료(Ceramic matrix composite)로 나눠집니다.
(b) 나노 복합체 필름의 stress-strain 그래프. 출처: KIST
본 연구는 다량의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동시에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황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죠. 또한 연구팀의 기법은 그래핀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줌으로써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접목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황 폐기물로 개발한 그래핀은 수은을 포함하는 중금속 제거용 필터, 자동차 및 항공용 부품 소재, 전자기기 부품 그리고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 제품을 개발하는데 응용이 가능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IST 유남호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황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황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이용해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그래핀 소재를 제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며 "동시에 복합소재 및 필터 그리고 에너지 저장 관련 응용이 가능하고 파급효과가 큰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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