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대화가 필요한 순간 차량용 인공지능이 말을 걸어옵니다. 먼 미래의 이야기 같으신가요?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차량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센서 데이터와 주변 환경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언제 운전자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지 자동 판단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ACM UbiComp>에 게재됐습니다.
편안함과 안전함을 동시에 잡다
차량 대화형서비스는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제공해야 합니다. 운전 중에 대화형서비스에만 집중하면 전방 주시에 소홀하거나 주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이는 운전뿐만 아니라 대화형서비스 사용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말을 걸기 적절한 시점 판단을 위해 세 가지 척도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인지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세 가지 척도로는 현재 운전상황의 안전도, 대화 서비스 수행의 성공률, 운전 중 대화를 할 때 운전자가 느끼는 주관적 어려움이 있는데요. 연구팀의 인지 모델은 개별 척도를 다양하게 조합했습니다. 덕분에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제공하는 대화형서비스의 유형에 따른 개입 시점의 판단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일기예보 같은 단순 정보만을 전달하는 경우 '현재 운전상황의 안전도'만 고려해 개입 시점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 "아니" 같은 간단한 대답을 필요로 하는 질문의 대화일 경우에는 '현재 운전상황의 안전도'와 '대화서비스 수행의 성공률'을 함께 고려해 판단할 수 있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세 가지 척도를 모두 함께 고려해 판단할 수도 있죠. 이러한 방식은 에이전트와 운전자가 여러 차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사용이 가능합니다.
정확도가 높은 자동판단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실제 도로 운전 중 에이전트와의 상호작용 데이터가 필요한데요. 이에 연구팀은 반복적으로 시제품 제작 및 테스트를 수행했습니다. 실제 차량 주행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내비게이션 앱 기반으로 모의 대화형서비스를 개발한건데요. 연구팀은 자동판단을 위해 대화형서비스 시스템과 차량을 연동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운전대 조작, 브레이크 페달 조작 상태 등 차량 내 센서 데이터와 차간거리, 차량흐름 등 주변 환경 정보를 통합 수집했습니다.
연구팀은 모의 대화형서비스를 사용해 29명의 운전자가 실제 운전 중에 음성 에이전트와 수행한 1,388회의 상호작용 및 센서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기계학습 훈련 및 테스트를 수행했는데요. 테스트 결과 연구팀은 적절 시점 검출 정확도가 최대 87%에 달했습니다.
연구팀의 이번 기술 개발로 대화형서비스로 인한 운전자 주의분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기술은 대화형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운전 부주의 실시간 진단 및 중재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의진 교수는 "앞으로의 차량 서비스는 더욱더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에서 생성되는 기본 센서 데이터만을 활용해 최적 개입 시점을 정확히 찾을 수가 있어 앞으로는 안전한 대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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