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성 금속잉크, '그래핀'이 답이다
전도성 금속잉크, '그래핀'이 답이다
  • 강지희
  • 승인 2019.12.03 10:44
  • 조회수 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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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출처: fotolia
수입 필요 없는 전도성 금속잉크, 그래핀이 해결? 출처: fotolia

올해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관련 3개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했습니다. 그 이후 국내에서 소재산업 국산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전도성 금속잉크'는 우리나라 소재 및 부품 산업 전 방위에 활용되는 필수 소재입니다. 하지만 전도성 금속잉크는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았죠. 

[사진2]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왼쪽)와 잉크(오른쪽). 출처: KERI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왼쪽)와 잉크(오른쪽). 출처: KERI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전도성 금속잉크의 대체 기술을 드디어 개발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나노융합연구센터 이건웅·정희진 박사팀이 금속ㆍ그래핀 입자 및 복합잉크 제조기술을 개발한 건데요. 게다가 최근 국내 업체에 기술 이전을 한 상태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도성 금속잉크의 주요 소재는 귀금속 계열의 은(Ag)입니다. 은(Ag)은 전기 전도도가 높고 산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는 단점도 있죠. 특히 고품질 은 잉크의 경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았죠. 이에 대체 소재 발굴과 국산화에 과학자들은 많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은(Ag)을 대체하기 위한 소재로는 구리가 있습니다. 구리는 은과 유사한 전기 전도도를 가지면서도 가격은 10배나 저렴합니다. 하지만 구리는 은보다 녹는점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노출되면 표면에 산화막이 쉽게 형성돼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보입니다. 이에 KERI 연구팀은 '그래핀'에 주목했습니다. 그래핀은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전기 및 열 전도성이 우수해 금속 소재의 산화 방지막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그래핀은 '꿈의 나노 신소재'로 불립니다.

 

그래핀과 구리를 합성하다

액상합성법으로 제조된 구리 그래핀 복합소재의 모식도
액상합성법으로 제조된 구리 그래핀 복합소재의 모식도. 출처: KERI

연구팀은 그래핀을 구리에 합성했습니다. 그 결과 가격은 낮추면서도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갖는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액상합성법'을 세계 최초로 시도했습니다. 액상합성법은 구리 입자 표면에 여러 층으로 이뤄진 고결정성의 그래핀을 용액상에서 직접 합성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구리-그래핀 복합 입자를 대량으로 연속 공정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잉크 및 전극 제조 시 발생할 수 있는 그래핀 탈착 현상을 방지했는데요. 덕분에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구리의 산화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구리·그래핀 복합소재 기반의 고점도 잉크와 이를 이용해 인쇄된 패턴사진 및 소성 후 고온, 고습 환경에서의 전기적 특성 변화실험 결과
구리·그래핀 복합소재 기반의 고점도 잉크와 이를 이용해 인쇄된 패턴사진 및 소성 후 고온, 고습 환경에서의 전기적 특성 변화실험 결과. 출처: KERI

또한 연구팀은 마이크론 크기의 값싼 상용 구리 입자를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이밖에도 구리 입자의 크기 및 형태(구형, 플레이크형, 덴드라이트형) 조절해 다양한 전기 전도도를 갖는 패턴 전극을 확보했죠. 덕분에 개발된 잉크는 폭넓은 응용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분산성이 우수한 고점도 잉크를 제조했습니다. 스크린 인쇄를 통해 해상도가 높은 패턴 막을 형성하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광열소성을 통해 은과 유사한 수준의 전기 전도도를 구현함으로써 상용화 가능 기술도 확보했다고 합니다.

핵심개발자인 정희진 박사(왼쪽)와 이건웅 박사(오른쪽)가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와 잉크를 각각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핵심개발자인 정희진 박사(왼쪽)와 이건웅 박사(오른쪽)가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와 잉크를 각각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KERI

연구개발자인 이건웅 박사는 "KERI 성과는 구리 잉크의 산화에 의한 전기적 불안정성을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획기적으로 해결한 기술로 전도성 잉크 소재 분야의 대일 수입의존성을 탈피하고 기술 자립화를 실현해주는 대형 성과"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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