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가 미세 플라스틱 먹으면?
산호초가 미세 플라스틱 먹으면?
  • 함예솔
  • 승인 2019.12.09 16:00
  • 조회수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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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Montipora capitata’와 ‘Pocillopora damicornis'의 산호 두 종을 최대 27°C에 노출시킨 후 30°C까지 온도를 높이며 미세 플라스틱과 동물성 플랑크톤을 각각 먹이로 제공하며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해양 온도가 높아진 후 스트레스를 받은 두 산호종은 모두 동물성 플랑크톤의 섭취량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 섭취의 현저한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Pocillopora damicornis 종에서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함께 존재할 경우에만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했습니다. 이는 이 종이 미세 플라스틱을 선택적으로 섭취되는 것이 아니라 먹이가 있을 경우에만 부수적으로 섭취한다는 증거가 됩니다. 이번 연구는 산호초가 해양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스트레스에 노출된 이후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조사한 최초의 연구입니다.

형광으로 보이는 물질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출처: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형광색로 보이는 물질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출처: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 서론

합성 의류, 용기, 병, 비닐 봉지, 화장품 등 우리 생활 속에 필수품인 제품들은 모두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합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전 세계 해양 생태예 어디에서나 발견됩니다. 2014년까지 해양에는 약 15조~51조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산호초와 다른 해양 생물들은 해양으로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있습니다. 산호초의 먹이가 되는 동물성플랑크톤과 모양과 크기가 유사하기 때문인데요. 일부 유기체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섭취가 성장과 번식, 섭취 효율의 감소 등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어디에나 존재하는 이 미세 플라스틱이 산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인도양 차고스 제도 산호초. 출처: Wikimedia Commons
알록달록 산호초. 출처: Wikimedia Commons

산호는 해저의 암초나 바위에 뿌리박고 붙어있는 작은 동물입니다. 자포동물인 산호는 강장과 입을 가진 작은 개체인 산호충(coral polyps)들이 모여 있는데요. 산호충은 먹이를 입에 넣기 위해 촉수와 같은 팔을 이용합니다. 많은 산호초들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조류(algae)에 의존하지만 대부분의 산호는 생존을 위해 표류하고 있는 동물들을 먹이로 삼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조건에서 대부분 산호초는 광합성을 하는 플랑크톤인 와편모조류(dinoflagellates)와 공생적이 관계를 맺습니다.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먹는 종속영양으로부터 얻는 에너지는 더 적죠. 하지만 해양의 온도가 올라가며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초의 경우 상황은 달라집니다. 일부 산호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동물성 플랑크톤(zooplankton)을 이용해 백화현상에 적응했는데요. 동물성 플랑크톤은 식물 플랑크톤이 생성한 유기물을 이용해 성장하고 더 높은 영양단계의 동물에게 소비되는 중간 생산자를 말합니다. 즉, 백화현상에 적응하기 위해 산호초는 자가영양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을 줄이고 종속영양으로 에너지를 얻는 비율을 높였습니다. 이 반응의 근본적인 매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종속영양으로 탄소를 획득하는 건 산호초가 다시 공생관계를 회복할 때까지 신진대사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종속영양에 적응한 산호초의 경우엔 동물성 플랑크톤 먹이가 증가하면 미세 플라스틱의 섭취도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와 배설이 산호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습니다. 산호초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48시간 이내에 대부분 배출됐지만 내부 손상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산호초의 일부 종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됐을 때 점액질이 더 많이 분비됐고 백화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생체조직이 괴사되기도 했습니다. 또, 광합성을 하는데 있어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성장과 섭식률은 감소했습니다.

왼쪽은 Pocillopora damicornis , 오른쪽은 Montipora capitatae.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왼쪽은 Pocillopora damicornis , 오른쪽은 Montipora capitatae.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Rotjan, R. D(2019)연구에 따르면 산호 종 중에서 Astrangia poculata은 선택적으로 먹이를 먹었습니다. 연구진들은 미세 플라스틱에서 방출된 화학적 신호가 섭취를 촉진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연구자들은 Astrangia poculata 종이 브라인슈림프(brine shrimp) 알과 비슷한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걸 선호하고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이 이후 영양가 있는 먹이를 섭취하는걸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 섭취에 따른 반응과 메커니즘에 관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 오염물질이 해수 온도 상승과 같은 다른 요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지 못합니다.

컬리 플라워 산호(cauliflower coral)라고도 불리는 Pocillopora damicornis. 출처: AdobeStock
컬리 플라워 산호(cauliflower coral)라고도 불리는 Pocillopora damicornis. 출처: AdobeStock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점차 심화됨에 따라 해양의 온도가 높아질 경우,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할지 여부를 조사한 첫번째 연구입니다. 해양온도가 상승하는 것은 산호에게 치명적입니다. 뜨거워진 물은 산호초에 스트레스를 가하고 산호는 공생하고 있는 동반자인 조류를 잃게 됩니다. 조류는 광합성을 하며 산호초가 생존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제공하는데요. 조류를 잃게 된 산호는 백화현상이 발생하고 결국 죽게 됩니다.

 

과학자들의 모델링 결과 2070년까지 산호초들은 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매년 심각한 백화 현상에 시달릴 확률이 75%에 달한다고 합니다.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까지 더해질 경우 산호초의 운명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최근 연구에서도 5mm이하의 크기를 가진 미세 플라스틱은 산호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연구진들은 해수 온도가 상승했을 때 미세 플라스틱과 비슷한 크기의 이 작은 플랑크톤을 섭취할 때 산호초들이 플라스틱 파편까지 섭취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rice coral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Montipora capitatae
rice coral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Montipora capitatae

이번 연구의 목적은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미세 플라스틱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미세 플라스틱 노출과 섭취가 산호초의 먹이 섭취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는 겁니다. 연구진은 만약 해양 온도의 상승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초의 먹이 섭취가 변화한다면 미세 플라스틱 섭취율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만약 미세 플라스틱의 화학물질이 산호에게 더 매력적인 먹이로 다가오게 만든다면, 산호는 먹이 대신 미세 플라스틱을 더 많이섭취 할 것이란 가설을 세웠습니다. 해양의 온도는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며 미세 플라스틱도 해양에 더 많이 축적될 것입니다. 이에 이번 연구를 통해 산호초가 스트레스 요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한다면, 산호초의 회복력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겁니다.

 

  • 연구방법

 

미세플라스틱이 형광색으로 보인다. 수조 안에 산호는 Pocillopora damicornis종이다.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미세 플라스틱이 형광색으로 보인다. 수조 안에 산호는 Pocillopora damicornis종이다.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연구진은 하와이의 오하우 섬(Oahu) 동쪽 해안에서 두 종의 산호를 채취했습니다. 그리고 각 종의 절반은 따뜻한 물에 노출시켜 스트레스를 주고 백화현상을 유도했습니다. 연구진은 산호초 중 'Montipora capitata'와 'Pocillopora damicornis' 두 종을 (~27°C)에 노출시켜 (30°C)까지 온도를 높인 후 미세 플라스틱과 동물성 플랑크톤인 알테미아 노플리우스(Artemia nauplii)를 각각 먹이로 주고, 두 개를 모두 먹이로 공급해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백화된 산호와 백화되지 않은 산호에게 각기 다른 먹이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산호에게 미세 플라스틱, 동물성 플랑크톤, 미세 플라스틱과 동물성 플랑크톤,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은 상태 총 4개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산호충(coral polyps)을 해부해 보았습니다.

 

  • 연구결과
Pocillopora damicornis의 산호충은 작고 둥근 모양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형광색으로 보인다. 이 실험을 통해 특정한 조건하에서 산호충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Pocillopora damicornis의 산호충은 작고 둥근 모양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형광색으로 보인다. 이 실험을 통해 특정한 조건하에서 산호충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실험 결과, 일부 산호는 먹이를 섭취할 때 미세 플라스틱을 더 많이 먹었지만 미세 플라스틱만 있을 경우엔 먹지 않았습니다. 실험을 했던 두 종의 산호초는 각각 미세  플라스틱에 다르게 반응했습니다. 두 종 중에서 Pocillopora damicornis에서는 동물성 플랑크톤인 알테미아 노플리우스(Artemia nauplii) 존재할 경우에만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했습니다. 두 종 모두 미세 플라스틱만 주었을 때 먹지는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Pocillopora damicornis종은 Montipora capitata 종에 비해 미세 플라스틱을 무려 520% 더 많이 섭취했습니다.  

 

산호충(coral polyps)을 해부해본 결과 따뜻해 진 물의 온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는 보통의 바닷물에 있는 산호와 비교해 실제로 훨씬 적게 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아마도 온도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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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Pocillopora damicornis종과 Montipora capitata 종의 두 산호초가 해양 온도가 상승했을 때 열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 미세 플라스틱 섭취와 종속영양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조사했습니다. 실험 결과 산호들은 먹이를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바꿨을 때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했습니다. 연구진은 왜 Pocillopora damicornis산호가 다른 먹이가 존재할 때에 쉽게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했는가 알지 못했습다. 하지만, 두 종 모두 미세 플라스틱만을 먹이로 줬을 땐 먹지 않았습니다.

해양의 미세 플라스틱 문제, 정말 심각합니다. 출처: AdobeStock
해양의 미세 플라스틱 문제, 정말 심각합니다. 출처: AdobeStock

즉, 연구진은 이 종의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이 있을 땐 어떤 화학적, 물리적 신호를 읽어낼 수 있지만, 먹이와 미세 플라스틱이 혼재돼 있을 경우엔 두 가지를 구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혹은 이 실험에 사용된 플라스틱이 산호가 신호를 읽어내기에 덜 매력적인 먹이였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다른 화학적 구성을 가진 플라스틱은 사실 산호가 맛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이에 연구진은 합성 섬유나 의복에서 나온 다른 종류의 미세 플라스틱을 이용해 '맛'을 실험해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산호에게 어떤 생리학적 영향이 발생할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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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변화하는 바다 환경에서 산호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할 수 있단 걸 보여줍니다. 궁극적으로 일부 산호종들은 다른 종에 비해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돼 더 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입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워싱턴대학교 수산대학(School of Aquatic and Fishery Sciences)의 박사과정 학생인 Jeremy Axworthy는 "우리가 플라스틱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생길것이며 이에 산호초가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일부 산호초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지 않고 일상을 보낼 것이지만, 일부 해양 온도나 다른 스트레스 요인에 민감한 종이라면 이는 걱정해야할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왼쪽에는 Jacqueline Padilla-Gamiño, 오른쪽에는 Jeremy Axworthy. 산호가 미세플라스틱 섭취하는지 관찰하고 있다.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왼쪽에는 Jacqueline Padilla-Gamiño, 오른쪽에는 Jeremy Axworthy.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 섭취하는지 관찰하고 있다. 출처: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이자 워싱턴대학교 수산대학(School of Aquatic and Fishery Sciences)의 조교수인 Padilla-Gamiño은 "미세 플라스틱은 산호에게 단순히 삶과 죽음에 대한 건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이는 에너지 손실에 관한 것이다”고 말합니다. 덧붙여 “만약 산호초가 계속해서 미세 플라스틱을 처리하고 있다면 죽지는 않겠지만, 성장과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참고 문헌 


Jeremy B. Axworthy et al., “Microplastics ingestion and heterotrophy in thermally stressed corals, Scientific Reports(2019)“
 
Rotjan, R. D. et al. Patterns, dynamics and consequences of microplastic ingestion by the temperate coral, Astrangia poculata. Proc. R. Soc. B 28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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