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의 핵심연료 중수소, 싸게 얻을 수 있다
'인공태양'의 핵심연료 중수소, 싸게 얻을 수 있다
  • 강지희
  • 승인 2019.12.16 17:30
  • 조회수 14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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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연구 이미지. 녹색으로 표시된 D₂가 중수소, 빨간색으로 표시된 H₂가 수소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중수소는 핵융합발전의 핵심 연료입니다. 꿈의 에너지이자 '인공태양'으로 불리죠. 중수소를 보다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경남과기대 오현철 교수와 숙명여대 최경민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마이클 허셔(Michael Hirscher) 박사 공동연구팀이 영하 170도에서도 중수소 분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Journal of The America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습니다. 

 

더 싸게 분리하려면, 영하 200도 이상으로!

인공태양, 내 손으로...! 출처: AdobeStock
인공태양, 내 손으로...! 출처: AdobeStock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입니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발전의 핵심연료이자 원자력발전과 연구용 장비 등에 쓰이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죠.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중수소는 전체 수소 중 0.016%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수소 동위원소 혼합물에서 다공성 물질을 이용해 중수소를 분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죠.

 

최근 다공성 물질 안에서 가벼운 동위원소보다 무거운 동위원소가 좁은 공간을 더 빠르게 확산되는 양자효과를 이용해 마치 체로 거르듯(sieving) 무게가 다른 동위원소를 분리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에서만 가능했습니다. 때문에 극저온 도달을 위해 고가의 액체헬륨(3만원/리터)을 사용해야 했죠. 하지만 영하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분리가 가능해 지면 훨씬 경제적인 액체질소(600원/리터)로 냉각시킬 수 있게 됩니다. 

 

  • 동위원소?

원자번호는 같지만 중성자 개수가 달라 무게 차이가 나는 원소를 말합니다. 이들 동위원소가 서로 섞여있는 혼합물은 극저온에서 물리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극저온에서는 닫혔다가 온도 올라가면 열리는 '다공성' 물질 이용

 

고온 중수소 분리 시스템(FMOFCu). 출처: 한국연구재단
고온 중수소 분리 시스템(FMOFCu). 출처: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극저온에서는 닫혀 있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서서히 열리는 기공을 가진 다공성 물질을 이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무거운 중수소만 고온에서 기공을 통해 분리되도록 했죠. 연구팀은 온도변화에 따라 독특한 다공성 물질인 '국소적 유연한 금속-유기 골격체(Local Flexible Metal-Organic Framework)'를 사용해 운동 양자체 분리 효과를 고온에서도 구현했습니다. 이 물질은 미세한 기공(細孔) 입구가 서서히 열리는 특징을 갖는데요. 연구팀은 이를 통해 100K 이상에서도 운동 양자체 효과를 이용한 동위원소분리를 실현시켰습니다. 

 

참고로 '국소적 유연한 금속-유기 골격체'란 유기 리간드와 금속 빌딩블록으로 구성된 배위결합물 중 외부자극(온도와 압력)에 의해 기공 입구의 구조가 국소적으로 변할 수 있는 다공성 물질을 말합니다. 적절한 유기 리간드와 금속 빌딩 블록을 선택하면 원하는 외부자극에 선택적으로 반응해 기공 입구의 구조를 바뀔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죠. 이런 특성 덕분에 최근 분리기술 분야에서 특히 각광받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소적 유연한 금속-유기 골격체를 이용해 고온에서 수소 동위원소 분리를 시도한 첫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고온에서만 열리는 개구를 통해 그간 구현하기 어려웠던 고온에서의 운동 양자체 효과를 낼 수 있는 기공 구조를 손쉽게 얻었죠. 또한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운동 양자체 효과를 이용한 중수소 분리 연구 중 가장 높은 온도에서 중수소를 성공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이는 실제 산업에서 응용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셈입니다.

오현철 교수. 출처: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수소 혼합물에서 분리해 내기 어려웠던 중수소를 고온에서도 분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국소적 유연한 금속-유기 골격체를 이용하는 전략은 다른 동위원소나 가스 혼합물을 분리하는 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고온에서 분리할 수 있는 다공성 물질의 지능형 설계에도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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