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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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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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2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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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모습을 상상해보십오. 느리고, 굼뜨고, 조금 모자란 동물이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공룡은 민첩한 두뇌를 가진 영리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선사시대 공룡의 두개골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몇 년 전, 베를린에 위치한 고층 호텔 로비에서 한 남자가 필자의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그는 러시아 억양이 두껍게 섞인 목소리로 저를 승강기 안으로 안내했고, 우리는 함께 그의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는 더플 백에서 화려한 색상의 판지 상자를 꺼내 나에게 건네줬습니다. 그 안에는 자몽 크기의 뼈화석 덩어리가 들어있었는데요. 저는 그것이 공룡의 후두부 끝 부분인 것을 알아챘습니다. "화석도 조심히 다뤄야 하지만, 상자는 더 조심히 다뤄줘. 소련에서 만든 상자란 말이지. 요새는 그런 상자를 볼 수가 없어." 그는 장난스럽게 씩 웃으며, 나에게 화석을 성공적으로 인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코냑을 꺼내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이 남자는 비밀요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저명한 고생물학자이자 공룡 분야 선임 연구원인 알렉산더 아베리아노프입니다. 대략 10년 전, 아베리아노프는 세계 최고의 백악기 화석이 여럿 묻혀있는, 황량하고도 광대한 우즈베키스탄의 키질쿰 사막으로 탐험대를 꾸려 답사를 떠났습니다. 그의 동료 중 누군가가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두개골을 발굴해 안전하게 상자에 포장했죠. 그는 수 년 동안 그 화석을 제대로 파악하려고 애썼습니다. 화석은 분명 두뇌와 내이를 둘러싸고 있는 뼈가 융합돼 만들어진 덩어리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공룡의 것이며, 그 공룡의 행동 양식은 어떠했는지, 주변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죠. 이를 알아내기 위해선 두개골 안쪽, 즉 뇌를 살펴보아야만 했습니다.

 

그가 저에게 이 화석을 건넨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곧장 화석을 에든버러 대학교의 내 실험실로 가지고와서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사용해 분석했습니다. CT는 의료 목적을 위해 의사들도 주로 사용하는 장비로, 오늘날 고생물학자들에겐 바늘과 실 같이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됐습니다. 공룡의 두개골을 스캔하여, 우리는 문자 그대로 두개골 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공룡의 지능과 감각기관을 관장했던 거의 화석화되지 않은 내부 구조 및 두뇌까지도 시각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전 세대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방식으로, 공룡의 생활사, 사고, 움직임, 진화 과정까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유료회원용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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