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응급구조 골든타임을 드론으로 지키는 날이 곧 도래할 것 같습니다. 험한 지형에서 골든타임 내에 환자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 이동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드론을 이용하면 현재의 열악한 구조 환경을 개선하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UNIST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의 정연우 교수팀의 '911 응급구조 드론(Rescue Drone)' 디자인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서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정연우 교수팀이 디자인한 응급구조 드론은 '하늘을 나는 들것'입니다. 환자가 누울 수 있는 들것에 8개의 프로펠러와 유선 배터리팩이 연결된 형태로 지상에서 1m 상공에 들것을 띄워 이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습니다.
하늘을 나는 들것
들것에 설치된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수평을 유지하며 구조대원이 갖고 있는 배터리팩과 연결된 선을 따라 이동하는 팔로우미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외부에 배치해 들것의 무게를 줄이고 체공시간을 늘린 것이 특징입니다.
- 자이로스코프(Gyroscope)
바퀴의 축을 삼중의 고리에 연결해 어느 방향이든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 방향을 알아내고 유지하는데 쓰입니다. 스마트폰, 리모컨, 비행기나 위성의 자세제어 장치 등에 광범하게 사용됩니다.
- 팔로우미 기능(Follow Me Function)
드론을 따로 조종하지 않아도 사용자를 자동으로 따라가게 하는 기능입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차진희 연구원은 "현재 산악 사고가 발생하면 환자 1명을 구조하기 위해 4명 이상의 구조대원이 투입되며 들것을 활용한 불안정한 하산 과정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응급구조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한 구조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911 응급구조 드론은 디자인 컨셉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양산을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연우 교수팀은 ㈜드론돔과 함께 실제 작동방식과 구조를 고려한 양산 설계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로 응급구조 드론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연우 교수는 "첨단 센서나 원격제어, 장애물 인식 같은 복잡한 기술이 아닌 접근하기 쉬운 보편적 기술을 적용해 디자인을 진행한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에 제작·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개발국가와 제3세계에서도 널리 활용돼 생명을 구하는데 쓰일 수 있어 더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합니다. 이번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는 총 56개국으로부터 7,300여개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78명의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