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에서 CO₂가 부글부글
바다 속에서 CO₂가 부글부글
  • 함예솔
  • 승인 2020.03.09 16:55
  • 조회수 65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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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을 입은 사람이 거대한 샴페인 속을 헤엄치는 듯한 이곳은 어디일까요? 보글거리는 기포가 인상적인데요. 잠수 복을 입은 것을 보아 물 속인 것은 틀림 없습니다.

소다 스프링(Soda Springs)에서 가스 샘플 채취하고 있는 과학자. 출처: Bayani Cardenas, University of Texas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소다 스프링(Soda Springs)에서 가스 샘플 채취하고 있는 과학자. 출처: Bayani Cardenas, University of Texas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위 사진 속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과학자인데요. 연구를 위해 약 60m를 잠수해 도달한 바다속에서 이와 같은 경이로운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이 기포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발생하는데요. '소다 스프링(Soda Spring)'이라 불리는 이 지역은 필리핀에 있는 베르데 해협(Verde Island Passage) 인근인데요. 이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해양 생태에 중 하나이며 산호초가 잘 자라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텍사스 오스틴(Austin) 잭슨스쿨의 Bayani Cardenas 교수는 베르데 해협 인근 섬에서 흘러들어가는 지하수가 베르데 해협의 해양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이곳을 조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멋진 광경을 포착합니다.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 해양 생물체에 어떤 영향?

 

이 부글부글 끓는 기포는 해저 화산과 관련 있는데요. 화산 근처에 있는 해저의 갈라진 틈으로 가스가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아마도 수십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진행되고 있었을 거라고 하는데요. Cardenas 교수에 따르면 이 지역의 높은 이산화탄소 수치는 산호초가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연구하기 위한 이상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가운데 이곳에 서식지를 만들고 있는 산호초와 해양 생물체들을 연구하기에 매력적인 장소이기 때문이죠.

 

Cardenas교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우 높은 이러한 환경에서 실제로 번성하는 암초는 어떻게 작용할까?"라고 질문하며 "이곳에서 아직 생명체가 번성하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부류의 생물체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생명체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베르데 해협(Verde Island Passage)에서 물과 가스 샘플을 채취중이다.  출처: Bayani Cardenas, University of Texas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베르데 해협(Verde Island Passage)에서 물과 가스 샘플을 채취 중. 출처: Bayani Cardenas, University of Texas 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소다 스프링(Soda Spring)과 관련한 여러 과학적 발견은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된 연구에 자세히 나와있는데요. 이 곳에서 발견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에서 발견되는 이산화탄소 농도의 200배가 넘는 약 9만 5,000ppm으로 측정됐다고 하는데요. 측정치의 범위는 60,000~95,000에 이르며 이는 자연에서 기록된 것 중 가장 높은 값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산화탄소 수치는 가스가 바다에서 희석되면서 빠르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칼룸판 반도(Calumpan Peninsula)의 나머지 해안선을 따라 가스는 여전히 400~600ppm 범위의 수준의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의 환경을 만듭니다. Cardenas 교수는 수문학자로서 육지의 지하수가 해저의 해양환경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지 연구했는데요. 이는 물의 순환을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이 무시되는 현상이었다고 합니다. Cardenas 교수는 "육지에서 바다로 흐르는 보이지 않는 물의 흐름"이라고 말하며 "이를 정량화하는 것도 어렵다. 이는 삼각주가 있어 정량화가 가능한 강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지하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 있다?!

 

연구팀은 이 지역의 지하수에서는 발견되지만 바닷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방사선 동위원소인 라돈 222(radon 222)을 이용해 지하수를 추적했는데요.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동위원소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거품과 함께 해저에서 지하수가 바다로 배출되고 있는 지점도 발견했습니다. Cardenas 교수는 지하수와 해양의 연관성은 인근 섬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암초 시스템으로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이러한 사실은 필리핀과 같은 곳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곳은 주로 암초가 만들어내는 생태관광(ecotourism) 때문에 해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지역사회에서는 현대적인 하수 처리시설 대신 박테리아를 이용한 오수 정화조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로 인해 암초가 오염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한편 Cardenas 교수는 대학시절 때 부터 필리핀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해왔다고 합니다. 심해를 잠수하는 훈련을 통해 그는 좀처럼 연구되지 않는 해양의 일부를 탐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원격무인잠수정으로 탐사하기엔 너무 얕고 일반 잠수부가 탐사하기엔 너무 깊은 곳에 탐사되지 않은 해양 지역들이 너무 많다"고 전했습니다.  

 

해양에서 현장연구를 수행하며 Cardenas 교수는 물 아래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게 됐는데요. 학술지에 제출된 이번 연구를 리뷰했던 괴팅겐대학교(University of Göttingen)의 Elco Luijendijk 교수는 "이러한 기법이 그들의 발견을 가능하게 했고 주요한 과학적 진보를 낳았다"며 "수중에서 현장연구를 하는 건 물 위에서보다 10배는 더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육지에서도 까다로운 라돈 동위원소의 측정은 고사하더라도, 단순한 측정과 표본수집에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 연구는 이러한 환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넓힐 뿐만 아니라 이러한 환기구(vent)들은 넓은 지역에 걸쳐 바닷물의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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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2020-03-19 09:26:57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00ppm 입니다. 이의 200배는 약 80,000ppm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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