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대기 "푸른빛의 정체"
명왕성 대기 "푸른빛의 정체"
  • 함예솔
  • 승인 2020.05.15 18:20
  • 조회수 2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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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눈으로 관찰한 명왕성 대기

 

지난 2015년 7월, NASA의 뉴허라이즌스 호(New Horizons spacecraft)는 한 때 태양계 행성 중 하나였던 명왕성을 통과해 지나갔는데요. 덕분에 과학자들은 최초로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명왕성과 그 위성의 클로즈업 사진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뉴허라이즌스 호가 보내온 사진은 놀라웠는데요. 이 이미지들이 보여준 매혹적인 특징 중 하나는 먼 태양계에 있는 얼음으로 뒤덮인 이 천체에 흐릿한 대기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명왕성이 항성 앞을 지날 때. 출처: NASA
명왕성이 항성 앞을 지날 때. 출처: NASA

그런데 당시 명왕성을 지켜보고 있던 건 뉴허라이즌스 호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2015년 7월, 뉴허라이즌스호가 근접 통과(flyby)를 하기 2주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성층권 관측 망원경인 SOFIA(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는 명왕성을 연구했습니다. SOFIA는 보잉 747항공기에 설치된 적외선 망원경인데요. 당시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며 명왕성을 향해 망원경을 세팅합니다. 바로 명왕성이 멀리 떨어진 항성 앞을 지날 때였는데요. 이 때 명왕성은 항성을 완전히 가리면서 생기는 현상(엄페, occultation)을 일으켰습니다. 때문에 지구 표면에 희미한 그림자도 만들었습니다. 

SOFIA는 보잉 747항공기에 설치된 적외선 망원경입니다. 출처: 유튜브/WIRED
SOFIA는 보잉 747항공기에 설치된 적외선 망원경입니다. 출처: 유튜브/WIRED

SOFIA는 적외선과 가시광선 파장에서 명왕성 대기의 중간층을 관측했고 곧이어 뉴허라이즌스호는 전파와 자외선을 이용해 대기의 상층과 하층을 탐사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명왕성 대기에 관한 그림을 완성하는 데 활용됐습니다.

 

아주 작은 입자로 이뤄진 명왕성 대기  

 

태양계에서 먼 명왕성은 248년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꽁꽁 얼어붙은 명왕성 대기의 얼음이 증발하면서 명왕성의 대기는 대부분 질소 가스로 이뤄져 있으며 소량의 메탄과 일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습니다. 메탄과 다른 기체들은 빛에 반응하기 때문에 이 연무 입자들은 지표에서 20마일 이상의 높은 대기에서 형성됩니다. 그리고 지표에는 천천히 떨어집니다. 

뉴허라이즌스 호가 촬영한 명왕성 대기의 연무 층. 푸른 빛이 아름답다. 출처: NASA / JHUAPL / SwRI
뉴허라이즌스 호가 촬영한 명왕성 대기의 연무 층. 푸른 빛이 아름답다. 출처: NASA / JHUAPL / SwRI

뉴허라이즌스호는 명왕성 대기에 푸른색의 연무(haze)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지구로 보내오며 명왕성 대기를 이루고 있는 입자들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SOFIA로 관측한 명왕성 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흐릿한 대기는 아주 작은 입자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이 입자들은 명왕성 지표로 바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대기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SOF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입자들은 인간의 머리카락 직경보다 1000배 더 작은, 약 0.06~0.1미크론(micron) 정도의 미립자였습니다. 이렇게 작은 크기 때문에 이 입자들은 지표 쪽으로 표류하며 다른 색이 아닌 푸른 빛을 산란시켜 대기를 푸른빛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SOF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입자들은 활발히 다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과학자들의 예측과 달랐는데요. 많은 예측에서 이 왜소행성은 태양에서 멀어짐에 따라 지표의 얼음이 더 적게 기화하기 때문에 대기를 이루는 기체가 적게 생성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에 더해 우주로 기체가 계속해서 손실되며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짧은 주기적인 패턴에 따라 대기가 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진은 SOFIA로 알아낸 사실을 바탕으로 이전에 얻어진 관측들을 재분석 했는데요. 이 자료 중에는 SOFIA 전신이었던 KAO(Kuiper Airborne Observatory)의 관측들을 포함돼 있었습니다. 재분석한 결과 연무(haze)는 짙어지다가 불과 몇 년 동안 지속되는 주기 속에서 희미해졌습니다. 이는 작은 입자들이 비교적 빠르게 생성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명왕성의 특이한 궤도가 대기의 변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이 대기를 조절하는데 태양-명왕성 간 거리 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명왕성 대기의 운명의 예측에 대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죠. 이에 대한 연구는 <Icarus>에 게재됐습니다. 

명왕성 궤도만 삐딱하죠? 출처:NASA
명왕성 궤도만 삐딱하죠? 출처:NASA

참고로 명왕성은 타원형 궤도인데요. 길쭉한 타원 형태여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해왕성의 궤도와교차하기까지 합니다. 책 <명왕성 연대기>에 따르면 실제로 명왕성은 248년의 공전 주기에서 20년을 해왕성보다 태양에 더 가까운 거리에서 보낸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태양계 평면에서 17도 이상 기울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궤도의 다른 지점에서 명왕성 일부 지역은 더 많은 햇빛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얼음이 풍부한 지역이 햇빛에 노출되면 대기가 팽창해 더 많은 연무(haze) 입자가 생길 수 있지만, 이러한 지역들이 햇빛을 적게 받으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패턴은 계속됐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월리스 천체물리학 천문대(Wallace Astrophysical Observatory)의 Michael Person는 “명왕성은 우리를 끊임없이 놀랍게 하는 신비로운 천체이다”며 “이전의 원격관측에서 연무(haze)에 대한 암시가 있긴 했지만 SOFIA를 통해 자료를 얻기 전까지는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없었다”고 설명했는데요. 덧붙여 “이제 우리는 명왕성 대기가 앞으로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이란 사실에 대해 미심쩍어졌다”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회복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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