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IA 망원경이 10년 간 밝힌 우주 비밀
SOFIA 망원경이 10년 간 밝힌 우주 비밀
  • 함예솔
  • 승인 2020.06.11 18:05
  • 조회수 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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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IA는 보잉 747항공기에 설치된 적외선 망원경입니다. 출처: 유튜브/WIRED
SOFIA는 보잉 747항공기에 설치된 적외선 망원경입니다. 출처: 유튜브/WIRED

10년 전인 2010년 5월 26일, 이 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성층권 관측 망원경인 SOFIA(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가 처음으로 우주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한 날인데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았던 SOFIA는 우주에서 다양한 과학적 요소를 발견해왔습니다.

 

SOFIA는 첫 비행에서 구름에 뚫린 구멍을 통해 목성의 내부에서 쏟아지는 열을 관측했습니다. Messier 82 은하의 짙은 먼지 구름 속을 꿰뚫어 수 만개의 별이 형성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망원경은 2014년 우주망원경의 발사와 맞먹을 만큼, 완전한 가동 준비가 갖춰졌는데요. 기기와 망원경의 테스트를 완료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우주에서 새로운 발견을 해왔습니다. 

 

SOFIA는 개조된 보잉 747SP 항공기에 설치된 직경 약 2.7m의 적외선 망원경입니다. 지상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없는 적외선으로 우주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 고안됐는데요. 지상에 닿는 적외선의 대부분을 차단하는 수증기를 피해 약 13.7km의 성층권까지 올라 비행하며 우주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SOFIA의 이동성은 또한 육지와 인접하지 않은 넓은 바다인 외해(open ocean)와 같은 곳에서도 천문학에서 일시적인 사건들을 포착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SOFIA는 비행 후 착륙할 수 있는 덕분에 과학에서 촉각을 다투는 긴급한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최신 기술들로 바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과학자들은 SOFIA를 이용해 우주 최초의 분자를 찾아내고 별과 행성의 탄생과 죽음에 관한 세부적인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초거대질량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s)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은하계가 어떻게 진화하며 형태를 갖춰가는지에 대해 설명해줬습니다.

 

마침내 발견된 우주 최초의 분자

우주 최초의 분자?! 출처: NASA/ESA/Hubble Processing: Judy Schmidt
우주 최초의 분자?! 출처: NASA/ESA/Hubble Processing: Judy Schmidt

SOFIA는 '수소 이온화 헬륨(helium hydride)'이라고 불리는 우주에서 형성되는 최초의 분자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복잡한 우주로 이어지는 우주 진화의 첫걸음으로 빅뱅 이후 불과 10만년 후 처음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종류의 분자가 오늘날 우주 어딘가에 존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소피아가 지구로부터 3천 광년 떨어진 백조자리 근처에서 죽어가고 있는 항성 근처의 NGC 7027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을 발견하기 전까지 이는 실험실 밖에서 검출된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날 우주에서 우주 최초의 분자를 발견한 건, 초기 우주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이해의 핵심이 되는 부분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있습니다. 

형제 별의 탄생을 막고있는 오리온 성운의 신생 별

 

오리온성운의 중심부에 새롭게 형성된 별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항성풍은 주변의 새로운 별들이 형성되는 걸 막고 있다. 출처: NASA/SOFIA/Pabst et. Al
오리온 성운의 중심부에 새롭게 형성된 별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항성풍은 주변의 새로운 별들이 형성되는 걸 막고 있다. 출처: NASA/SOFIA/Pabst et. Al

오리온 성운에 있는 신생 별에서 뿜어져 나오는 항성풍은 새로운 별들이 근처에서 형성되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효과를 '피드백(feedback)'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별과 미래에 형성될지도 모를 별들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이 발견이 있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초신성이라 불리는 폭발하는 별과 같은 다른 과정들이 별의 형성을 조절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은하풍(Galactic Wind), 은하 진화의 실마리 제공

시가 은하(M82)의 합성 이미지. 큰곰자리에서 약 1200만 광년 떨어진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starburst galaxy). 출처: NASA/SOFIA; NASA/JPL-Caltech
시가 은하(M82)의 합성 이미지. 큰곰자리에서 약 1200만 광년 떨어진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starburst galaxy). 출처: NASA/SOFIA; NASA/JPL-Caltech

SOFIA가 시가 은하(M82)심에서 흐르는 바람이 자기장을 따라 정렬되어 있고 엄청난 양의 물질을 운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기장은 보통 은하의 평면에 평행하지만, 은하풍은 이를 감아올리기 위해 수직의 방향을 나타냅니다. 은하에서 많은 별이 탄생할수록 이는 더 강력한 은하풍의 원동력이 되는데요. 이는 물질이 은하를 탈출할 수 있는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 우주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최초의 은하계의 근본적인 진화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행성계 주변

엡실론 에리다니 b를 보여주는 엡실론 에리다니 시스템의 모습. 오른쪽에 목성 크기의 행성이 소행성대 바깥 가장자리에서 모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 보인다.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엡실론 에리다니 b를 보여주는 엡실론 에리다니 시스템의 모습. 오른쪽에 목성 크기의 행성이 소행성대 바깥 가장자리에서 모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 보인다.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엡실론 에리다니(Epsilon Eridani)라는 항성을 중심으로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는데요. 이 항성은 초기 우리 태양과 비슷한 별입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태양계의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한껏 들떴습니다. SOFIA는 따뜻한 먼지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연구해 이 시스템이 우리 태양계와 현저하게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자기장이 활성블랙홀(Active Black Holes)을 키운다

백조자리A 은하의 자기장은 블랙홀에 물질 공급하고 있다.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백조자리A 은하의 자기장은 블랙홀에 물질 공급하고 있다.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백조자리A 은하(Cygnus A galaxy)의 자기장은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에 물질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SOFIA는 보이지 않는 힘이 은하 중심부 가까운 곳에 물질을 가둬 블랙홀에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은하의 자기장은 블랙홀이 물질을 먹어치우는 걸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자기장은 우리은하의 블랙홀을 조용히 만들 수 있다

이 이미지에서 우리은하의 초거대질량블랙홀 주변의 먼지 고리는 색으로 표시됐다. 그 위에 켜켜이 놓인 자기장이 보인다. Y자형 구조는 블랙홀 쪽으로 떨어지는 따뜻한 불질로  Y자형의 두 팔이 교차하는 곳에 위치한다. 출처: NASA/Hubble Space Telescope
이 이미지에서 우리은하의 초거대질량블랙홀 주변의 먼지 고리는 색으로 표시됐다. 그 위에 켜켜이 놓인 자기장이 보인다. Y자형 구조는 블랙홀 쪽으로 떨어지는 따뜻한 불질로  Y자형의 두 팔이 교차하는 곳에 위치한다. 출처: NASA/Hubble Space Telescope

이 이미지는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주변의 물질 고리를 보여줍니다. SOFIA는 블랙홀 주위의 궤도로 가스를 나르는 것으로 보이는 자기장을 감지했습니다. 이는 우리 은하의 블랙홀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반면 다른 은하의 블랙홀은 물질을 활발하게 소비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줄지도 모릅니다. 

 

성운의 분자는 생명체 빌딩블록을 만드는 실마리?

SOFIA로부터 (빨간색, 녹색)의 이미지를, 스피처 망원경에서(파란색)를 조합해 아이리스 성운(NGC 7023)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출처:  Credit: NASA/DLR/SOFIA/B. Croiset, Leiden Observatory, and O. Berné, CNRS; NASA/JPL-Caltech/Spitzer.
SOFIA로부터 (빨간색, 녹색)의 이미지를, 스피처 망원경에서(파란색)를 조합해 아이리스 성운(NGC 7023)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출처:  Credit: NASA/DLR/SOFIA/B. Croiset, Leiden Observatory, and O. Berné, CNRS; NASA/JPL-Caltech/Spitzer.

SOFIA는 아이리스 성운(NGC 7023)에 있는 유기성의 복잡한 분자들이 인근 별들의 방사선과 부딪힐 때 더 크고 복잡한 분자로 진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원들은 방사선이 이러한 분자들을 파괴하는 대신 성장시키는 걸 돕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놀랐습니다. 이러한 분자의 성장은 알맞은 환경에서는 생명체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이죠. 

 

초신성에서 살아남은 먼지

강력한 폭발로 발생하는 충격파로 만들어진 물질은 이어 발생하는 내부로 향하는 충격파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새로운 별과 행성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출처: NASA/SOFIA/Symbolic Pictures/The Casadonte Group
강력한 폭발로 발생하는 충격파로 만들어진 물질은 이어 발생하는 내부로 향하는 충격파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새로운 별과 행성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출처: NASA/SOFIA/Symbolic Pictures/The Casadonte Group

SOFIA는 초신성 폭발이 지구와 같은 행성들을 형성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1만년 전 초신성이 만든 성운에 대한 적외선 관측은 7천개의 지구를 만들기 충분한 먼지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제 처음 발생한 밖으로 향하는 충격파가 만들어 낸 물질은 뒤따라 발생하는, 주변의 성간 가스와 먼지와 충돌할 때 만들어지는 내부로 향하는 충격파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거대한 별의 탄생을 드러낸 은하 중심부의 새로운 모습

우리 은하 중심부의 적외선 이미지. 직경이 600광년 이상으로 과학자들이 우리은하 중심에 얼마나 많은 거대한 별들이 형성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출처: NASA/SOFIA/JPL-Caltech/ESA/Herschel
우리 은하 중심부의 적외선 이미지. 직경이 600광년 이상으로 과학자들이 우리은하 중심에 얼마나 많은 거대한 별들이 형성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출처: NASA/SOFIA/JPL-Caltech/ESA/Herschel

SOFIA는 우리은하 중심부의 아주 선명한 적외선 이미지를 포착해냈습니다. 600광년 이상 폭에 걸쳐 보여지고 있는 이 파노라마는 고해상도로, 밀도 높은 가스와 먼지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세부적인 사실들에 대해 밝혀줬습니다. 덕분에 거대한 별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고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질량블랙홀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향후 연구에 필요한 단서를 줬습니다. 

 

외계행성 충돌을 목격한 건가?!

BD +20 307 시스템에 있는 암석 외행성들이 충돌하면서 먼지가 많은 파편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10년 전 과학자들은 이 시스템에서 따뜻한 먼지가 존재하는 건 행성의 충돌 결과라고 추측했다. 이후 SOFIA가 더 많은 따뜻한 먼지를 발견했고 암석으로 이뤄진 외행성들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지지해준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 태양계의 역사에 대해 보다 완전한 그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BD +20 307 시스템에 있는 암석 외행성들이 충돌하면서 먼지가 많은 파편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10년 전 과학자들은 이 시스템에서 따뜻한 먼지가 존재하는 건 행성의 충돌 결과라고 추측했다. 이후 SOFIA가 더 많은 따뜻한 먼지를 발견했고 암석으로 이뤄진 외행성들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지지해준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 태양계의 역사에 대해 보다 완전한 그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NASA/SOFIA/Lynette Cook

BD +20 307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은 이 쌍성(double-star) 시스템은 지구에서 300광년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최소 10억 년 이상 된 항성을 가졌습니다. 10년 전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으로 이 항성계를 연구했을 때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많은 양의 먼지를 관측했습니다. 이는 이곳에 충돌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첫 번째 힌트였습니다. 

 

SOFIA 관측 결과 잔해에서 나온 적외선 밝기가 10%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현재 따뜻한 먼지가 더 많이 존재하며 비교적 최근 충돌이 발생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우리 태양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지구의 달을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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