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중독되는 이유가 특정 신경세포군의 스위치 역할 탓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포스텍 김정훈 교수 및 이주 한 박사, 한국뇌연구원 구자욱 박사,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대학 등 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코카인 중독에 콜린성 뉴런의 도파민 D2타입 수용체(DRD2)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Biological Psychiatry>에 게재됐습니다.
약물 중독, 사람에 따라 '중독' 정도 다르다
약물 중독은 유해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약물(마약류)을 강박적으로 찾고 사용하는 행동을 보이는 정신 질환입니다. 대인관계 문제, 신체적 피해 등으로 이어지면서 큰 사회적 비용을 낳고 있습니다. 대마, 코 카인 같은 마약류가 체내에 들어가면 뇌의 보상회로 내 도파민 농도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고,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약물에 대한 갈망을 일으킵니다.
- 도파민(Dopamine)
"쾌락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며 우리가 보상을 받거나 중독성 약물에 노출될 때 뇌내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 도파민 수용체(Dopamine recepter)
도파민과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세포 내에 생리적 변화를 가져오는 세포막 상의 수용체를 말합니다.
그런데 약물 중독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똑같은 식사량에도 더욱 살찌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약에 노출되었을 때 유독 중독에 더 잘 빠지는 취약군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신경 생물학적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중독 취약군, 특정 신경세포군 과발현
연구팀은 코카인을 자가 투여하는 마우스 모델에 전기생리학적, 광유전학 기법을 적용한 연구를 통해 중독에 취약한 마우스의 대뇌 보상회로 중격의지핵 내 콜린성 뉴런에서 DRD2라는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가 과발현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 변연계의 일부 영역입니다.
- 콜린성 뉴런(Cholinergic interneuron)
신경섬유 말단으로부터 신경전달물질로서 아세틸콜린 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중격의지핵의 1~2% 정도를 차지하면서 해당 부위 활성을 조절합니다.
- DRD2(도파민 D2타입 수용체 유전자)
도파민 수용체는 다섯 종류(D1~D5)의 타입이 있고 D1 계열(D1, D5)과 D2계열(D2, D3, D4)로 나뉘는데, 이중 D2타입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유전자입니다.
똑같이 코카인을 투여하더라도 중독에 취약한 마우스에서만 콜린 성 뉴런에서 DRD2 발현량이 증가하고 세포활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콜린성 뉴런에 발현된 도파민 D2타입 수용체가 뉴런 스스로의 활성을 저하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중격의지핵 내에 1~2%로 존재하는 콜린성 뉴런이 주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돌기뉴런의 활성을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함으로써 중독에 취약하게 만드는 겁니다. 한국뇌연구원, 포스텍 공동 연구진은 "개체 간 콜린성 뉴런 내 유 전자 발현 양상을 전유전체 수준에서 탐색함으로써 중독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며 "왜 중독 취약성 개체군에서 DRD2가 더 많이 발현하는지 세부적인 분자기전뿐만 아니라, 이를 조절하 는 후보 약물의 효용성을 후속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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