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노화 속도 조절해 수확량 증대
벼 노화 속도 조절해 수확량 증대
  • 함예솔
  • 승인 2020.06.11 18:10
  • 조회수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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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의 노화 속도를 조절해 수확량을 늘리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연구팀(이시철 연구위원, 남홍길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벼의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밝히고 이를 이용하여 생육 및 광합성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벼 수량성을 7% 향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연구로 작물 종의 노화 차이를 이용해 생산성이 높은 품종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벼 유전자 지도의 제작 기간이 크게 단축됐습니다. 출처: pixabay
벼 노화속도 조절해 수확량 늘린다.  출처: pixabay

작물의 노화 속도  늦춰 수량성↑

 

식량 문제가 세계적 과제로 대두되면서 작물의 수확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작물의 노화 속도를 늦춰 수량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노화지연(Stay Green)' 이론이 식량 문제의 유력한 해결책으로 꼽힙니다. 노화가 천천히 진행되면 광합성 기간과 양이 늘어나 수확량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도 벼의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한 연구는 있었지만, 벼가 제때 익지 않아 수량성을 증가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노화를 늦춘 인디카 종의 수량성을 7% 증가시켜 노화 지연 이론을 세계최초로 증명했습니다.

벼 노화조절 유전자(OsSGR) 동정 및 발현 양상 분석 모식도. 출처: IBS
벼 노화조절 유전자(OsSGR) 동정 및 발현 양상 분석 모식도. 출처: IBS

연구진은 벼의 노화 속도를 결정하는 유전적 요소를 규명하기 위해 벼의 대표적 아종(亞種)인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비교분석했습니다. 한국에서 주로 소비되는 벼 품종인 자포니카는 모양새가 둥글고 굵은 반면, 인디카는 길고 얇으며 자포니카보다 10일 가량 노화가 빠릅니다.

  • 아종(亞種, subspecies) 

종의 하위계급으로서 개체간의 차가 독립된 종과 비교해 크지 않고 변종으로 하기에는 상이점이 많은 생물에 이용되는 소계급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호랑이 아종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인도 호랑이, 수마트라 호랑이가 있습니다.

인디카벼와 자포니카 벼의 엽록소 함량 차이. 출처: IBS
인디카벼와 자포니카 벼의 엽록소 함량 차이. 출처: IBS

우선 연구진은 지도기반 유전자 동정방법으로 유전자 분리를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벼의 엽록소를 분해하는 효소인 'Stay-Green(OsSGR) 유전자'가 두 아종 간 노화 속도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OsSGR 유전자가 많이 발현되면 엽록소 분해가 촉진되어 식물의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데 유전자의 발현은 프로모터라는 염기서열에 의해 조절됩니다.

인디카벼와 자포니카벼의 OsSGR유전자 발현량 차이. 출처: IBS
인디카벼와 자포니카벼의 OsSGR유전자 발현량 차이. 출처: IBS

연구진은 OsSGR 유전자의 프로모터에는 8가지 형태가 있고 이에 따라 유전자 발현량이 결정됨을 밝혔습니다. 인디카 아종에서 보이는 프로모터 형태는 OsSGR 유전자를 더 빠르고 많이 발현시켜 노화를 촉진합니다. 요컨대 광합성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수량성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벼 노화조절 유전자 도입으로 수량증진 효과 구명 모식도. 출처: IBS
벼 노화조절 유전자 도입으로 수량증진 효과 구명 모식도. 출처: IBS

이에 착안하여 연구진은 자포니카벼의 OsSGR 유전자를 인디카벼에 도입한 근동질 계통(Near Isogenic Line)을 육성했습니다. 새로 개발한 벼 품종은 광합성 양과 기간이 증가해 등숙률이 9%, 벼 생산성이 7% 향상됐습니다. 노화 지연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한 겁니다.

  • 지도기반 유전자 동정 방법(map-based cloning)

DNA에 존재하는 염기 서열 변이를 분석해 특정 형질과 연관된 유전자 지도를 작성하여 원하는 유전자를 분리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 Stay-Green (OsSGR) 유전자 

엽록소에서 마그네슘 이온을 제거함으로써, 엽록소 분해가 시작 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로, 변이가 일어나면 엽록소 분해가 저해 되면서 엽색이 녹색으로 유지되는 노화 지연 표현형을 보입니다. 

  • 프로모터(promoter)

어떤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 발현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염기서열을 말합니다. 

  • 근동질 계통(Near Isogenic Line)

목표 유전자만 다르고 전체 유전적 조성은 동일하다고 여겨지는 한 쌍의 계통을 말합니다. 

  • 등숙률

곡식이 수확이 가능해질 정도로 알차게 여무는 비율을 말합니다. 

이시철 연구위원은 "벼 노화 연구로 벼의 수명을 조절하여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증진하는 데 성공했다"며 "노화조절 유전자를 이용하여 벼 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 육종 개발이 가능해지고 이는 식량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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