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 속 "바다 있는 행성 흔하다"
은하계 속 "바다 있는 행성 흔하다"
  • 함예솔
  • 승인 2020.07.03 09:00
  • 조회수 1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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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확인된 외계행성은 4000개가 넘는데요. 몇 년 전, 행성과학자 Lynnae Quick는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 물이 풍부하게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로파나 엔셀라두스와 닮은 세계가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비록 이 위성들 중 일부는 대기가 없거나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지구 너머에서 생명체를 찾는 NASA의 가장 중요한 후보지 중 하나입니다. 

NASA의 카시 호가 엔셀라두스의 물기둥 사이로 비행하고 있다. 출처:NASA/JPL-Caltech
NASA의 카시 호가 엔셀라두스의 물기둥 사이로 비행하고 있다. 출처:NASA/JPL-Caltech

화산과 해양 세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NASA의 행성과학자 Lynnae Quick은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에서 물기둥을 분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천체들은 얼음으로 뒤덮인 지표 아래 해양을 품고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두 가지 필수 조건인 물기둥을 움직이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따라서 만약 우리가 이러한 천체를 거주가능한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아마도 다른 행성계에서는 더 큰 버전의 거주 가능한 장소를 제공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물이 풍부한 외계행성은 몇 개일까?!

TRAPPIST-1 행성 시스템. 출처: NASA-JPL / Caltech
TRAPPIST-1 행성 시스템. 출처: NASA-JPL / Caltech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Lynnae Quick은 은하계에 유로파나 엔셀라두스와 유사한 행성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Lynnae Quick과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39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TRAPPIST-1 항성계에 있는 행성을 포함해 수십 개의 외계 행성에 대해 수학적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그들이 연구한 외계행성의 4분의 1 이상에는 해양이 존재하는 세계일 수 있으며 대다수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와 유사하게 얼음으로 뒤덮인 지표층 아래 해양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행성들 중 다수가 유로파나 엔셀라두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었습니다. 

 

Lynnae Quick과 동료 과학자들은 외계행성을 살기 좋은 세계로 만들거나 그렇지 않은 조건들을 추측하기 위해 외계행성의 크기, 질량, 항성으로부터의 거리 등 구할 수 있는 정보를 고려해 수학적 모델과 함께 이용했습니다. 또한 태양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적 모델에 들어가는 가정들은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이긴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이나 NASA에서 곧 발사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같은 다른 우주미션에서 생명체에게 유리한 환경을 가진 외계행성을 추적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유망한 외계행성들의 목록을 좁히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죠.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천체물리학자 Aki Roberge는 "태양계를 넘어서 생명체의 징후를 찾기 위한 미래의 임무는 전반적으로 생물권이 매우 풍부하고 대기 전체의 화학적 성질이 변화하고 있는 지구와 같은 행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태양계에서는 태양의 열기로부터 거리가 멀지만 해양을 가진, 얼음으로 뒤덮인 위성은 여전히 우리가 생명체에 필요하다고 여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덧붙입니다.

 

가능성 있는 해양 세계를 찾기 위해 Lynnae Quick 연구팀은 질량이 최대 8배 클 수는 있지만 지구와 가장 유사한 크기의 53개의 외계행성을 선택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크기의 행성이 가스형 행성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에 지표나 그 아래 액체 상태의 물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추측합니다. 참고로 Lynnae Quick 연구팀은 2017년 연구를 시작한 이후 이러한 매개변수에 맞는 행성이 최소 30개 이상 더 발견됐지만 < Publications of the Astronomical Society of the Pacific>에 게재된 이번 연구의 분석에는 포함되진 않았습니다. 

 

행성 내부의 ‘열’도 중요한 요인

금성은 한 때 액체상태의 바다와 활화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성은 너무 뜨거워지며 바다가 증발했고 화산가스는 황산 구름과 함께 매우 두꺼운 대기를 형성했다. 출처: Michael Lentz & Mike Mirandi / NASA의 Goddard 우주 비행 센터
금성은 한 때 액체상태의 바다와 활화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성은 너무 뜨거워지며 바다가 증발했고 화산가스는 황산 구름과 함께 매우 두꺼운 대기를 형성했다. 출처: Michael Lentz & Mike Mirandi / NASA의 Goddard 우주 비행 센터

Lynnae Quick 연구팀은 지구 크기의 행성을 확인하면서 각 행성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열을 방출할 수 있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연구팀은 주요한 열원으로 두 가지를 고려했는데요. 첫 번째는 방사능에 의해 만들어진 열로 수 십 억년에 걸쳐 행성의 맨틀과 지각에서 방사성 물질의 느린 붕괴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붕괴 속도는 행성의 나이와 맨틀의 질량에 달려있습니다. 이미 다른 과학자들은 지구 크기의 행성에서 이러한 관계를 밝혀놓았는데요. 그래서 Lynnae Quick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각각의 행성이 자신이 공전하는 항성과 같은 나이이고 그것의 맨틀은 지구에서 맨틀이 차지하는 비율과 같다고 가정한 뒤 53개의 행성 목록에서 붕괴속도를 적용해 보았습니다. 

 

다음으로 연구원들은 또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열을 계산했는데요. 이는 기조력(tidal force)이었습니다. 기조력은 천체가 다른 천체를 공전할 때 중력 당김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인데요. 타원형 궤도에 있는 행성들은 항성을 공전하며 거리를 이동시킵니다. 이 때 두 천체 사이에서 중력변화가 발생하고 행성이 늘어나며 열을 발생시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열은 지표를 통해 우주로 방출됩니다. 

 

열이 방출되는 경로는 화산과 용융된 암석 대신 수증기나 물이 뿜어져 나오는 저온 화산(cryovolcanic)이 있는데요. 또 다른 경로는 지각 변동에 따른 겁니다. 이는 행성이나 위성의 지표를 구성하는 암석이나 얼음 층의 이동에 책임이 있는 지질학적 과정입니다. 열이 어느 쪽으로 방출되든 행성이 얼마나 열을 방출하는지에 대해서 밝혀내는 건 중요한데요. 이에 따라 그 행성이 거주가능한 행성이 될수도, 아닐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너무 많은 화산활동은 생명체가 거주하기 좋은 환경을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행성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금성처럼 말이죠. 반면에 화산 활동이 너무 적게 발생하면 대기를 구성하는 가스의 방출을 막아 차갑고 메마른 지표를 남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산활동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수 있고 물이 풍부한 행성이 될 수 있습니다. 

 

외계행성에서 생명체 징후 찾아낼 수 있을까

 

향후 과학자들은 Lynnae Quick의 예측을 시험할 수 있을 텐데요. 외계행성에서 방출되는 열을 측정하거나 혹은 행성 대기 분자에 의해 방출되는 빛의 파장을 통해 화산이나 저온 화산(cryovolcanic)의 분출을 감지해 측정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자들은 많은 외계행성을 세부적으로 볼 순 없습니다. 외계행성은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 항성의 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NASA의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미션은 유로파의 지표와 지표 아래를 탐사하게 될 겁니다. 지표 아래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겠죠. 과학자들이 유로파와 같은 잠재적으로 거주가능한 위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수록 다른 항성계에서 이와 유사한 세계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클리퍼 미션과 토성의 위성 타이탄 하늘을 탐사할 트래곤플라이(Dragonfly)미션의 과학팀의 일원이기도 한 Lynnae Quick은 "향후 미션은 태양계의 해양을 가진 위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생명체의 화학적 특징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성간 거리에 있는 유사한 특징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TRAPPIST-1f 표면에서 본 풍경. 출처: NASA / JPL-Caltech
TRAPPIST-1f 표면에서 본 풍경. 출처: NASA / JPL-Caltech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되면 과학자들은 39광년 떨어져 있는 TRAPPIST-1 항성계의 일부 행성 대기에서 화학적 특징을 검출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2017년 천문학자들은 이 항성계에서 지구 크기의 행성이 7개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요. 일부 과학자들은 이 행성들 중 몇몇은 물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합니다. Lynnae Quick의 추정치도 이 생각을 뒷받침합니다. Lynnae Quick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TRAPPIST-1 항성계의 e, f, g, h가 후보라고 하네요. 

해양 유무와 관계없이 태양계 천체 사이에서 밝혀진 지질활동과 외계행성에서 예측되는 지질 활동 정도를 보여준다. 출처: Lynnae Quick & James Tralie/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해양 유무와 관계없이 태양계 천체 사이에서 밝혀진 지질활동과 외계행성에서 예측되는 지질 활동 정도를 보여준다. 출처: Lynnae Quick & James Tralie/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연구원들은 각각의 외계행성들의 표면 온도를 고려해 해양이 있을 가능성을 예측했습니다. 이 정보는 각 행성이 우주로 반사하는 항성의 방사선 양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각 행성의 밀도를 지구와 비교해 행성이 만들어내는 내부 열의 추정치를 고려했습니다. 

 

Lynnae Quick은 "행성의 밀도가 지구의 밀도보다 낮다는 걸 알게 되면, 그곳에는 더 많은 물이 존재할 수 있고 암석이나 철은 많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만약 그 행성의 온도가 액체상태의 물을 가질 수 있다면 그곳에는 해양이 존재할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행성 표면의 온도가 물이 어는 0℃보다 낮을 경우 물은 얼어 있는 상태로 존재할 것이며 그 행성들의 밀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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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결 2020-07-13 09:59:51
바다가 있는 행성이 흔하다지만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공존하는 것은 정말 여러가지 어려운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참 대단합니다. 지구에서 하나의 생명체로 살고 있다는 것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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