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지진, 왜 일어난거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지난 4월 26일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한 해남지진(5월 3일 규모 3.2 지진 포함)의 발생원인 분석을 위해 진원지 일대 지진 관측과 지진 자료 분석, 진앙 주변 단층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5월 3일 해남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3.2 지진 발생 이후 원내 지질조사, 지진탐지 및 분석, 중력탐사 전문가로 해남지진 TF를 구성해  6월 30일까지 현장 조사를 수행했는데요. 

해남지진은 이 지역에 발달하고 있는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단층계에 속하는 심부 단층의 좌수향 주향이동운동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한반도에 작용하는 지체응력(Tectonic Stress)장 환경에 부합하는 현상으로 판단됩니다. 

지진 잘 발생하지 않던 해남 지역, 갑자기 지진 왜 급증하나

해남지진은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중·소규모 단층계에 의해 발생했습니다. 이 일대에 발달하고 있는 광주단층을 비롯한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대규모 단층대와는 관련성이 적어 대형지진의 발생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해남 지역은 그동안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는 지역임에도 4월 26일 이후로 짧은 기간에 이례적으로 소규모 지진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또한, 진앙 주변에 대규모 단층인 광주단층이 발달해 있어 지진 피해 가능성에 대한 지역 주민과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어 체계적이고 정밀한 과학적 조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지진자료 분석했더니

연구팀은 과거 20년 간 해남군 일대의 지진 발생 이력을 분석한 결과 연간 6.5회(총 133회)로 지진 발생 빈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임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과거 발생 지진의 대부분은 이 지역에 분포하는 지표광산 발파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돼 순수 단층성 지진 발생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연구팀은 5월 7일 정밀 분석을 위한 5개소의 임시 지진관측소를 추가 설치했습니다. 기상청 협조 아래 기존 상시관측소(기상청 9개소, KIGAM 2개소) 및 임시관측소 지진자료를 바탕으로 해남지역의 지진활동 추적과 정밀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5월 3일 22시 7분 경 발생한 해남지진의 단층면해를 분석한  결과, 진원 깊이는 약 20.5km 진원 깊이는 약 20.5 km로 내륙에서 발생하는 지진에 비해 깊이가 깊은 특징이 있었습니다. 지진원 단층은 주향 99°, 경사 52°의 주향이동단층으로 분석됐습니다. 참고로 주향이동단층은 단층면을 기준으로 상호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을 말합니다. 

4월 26일 이후 발생한 71회의 지진이벤트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한 결과, 파형 간의 상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미소지진의 진원분포는 서북서-동남동 방향으로 5월 3일 발생지진의 단층면과 유사하게 나타났습니다.

지표지질 조사했다

연구팀은 진앙 주변에 대한 지형분석 및 총 3회에 걸친 야외  지질조사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기존 지질도폭에서 확인된 단층과 지형분석을 통해 인지된 선형구조 주변을 중심으로 단층 추적과 분석 과정을 거쳤습니다. 지표지질 조사 결과 진원지 일대 전역에 걸쳐 중소규모의  서북서-동남동 방향 단층군이 발달함을 확인하고 이와 관련된 구조 요소를 획득했습니다.

11개 지점에서 노두 규모의 단층을 분석한 결과, 고각(60°~90°)으로 경사하는 북서-남동 내지 서북서-동남동 방향(N30°~80°W)의 단층군이 발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약 30여 지점에서 134조의 단열(Fracture)을 분석하여, 북서-남동 방향과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단열이 가장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남지진이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지진원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는 지진자료 분석 결과와 구조적으로 서로 일치합니다. 

중력 탐사도 실시

연구팀은 진앙이 위치한 해남면,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 일대의 363개 지점에서 중력을 측정했습니다. 영암군 삼호읍 남부에서 고원생대 화강암과 백악기 응회암의 경계를 따라 동-서 방향에 가까운 중력 이상 선형구조가 뚜렷하게 관찰됐습니다. 연구팀은 단층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향후 MT탐사 및 육상/소형선박 탄성파 탐사를 통해 정밀하게 확인할 계획입니다.

해남지진 TF를 총괄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원서 박사는 "이례적으로 잦은 지진이 발생한 해남지진에 대해 지진분석뿐만 아니라 현장지질조사와 지구물리탐사를 병행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예정된 지구물리탐사 결과를 더하여 해남지진 발생원인 규명과 지각활동 특성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복철 원장은 "해남지진 발생의 원인 규명을 위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연구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히며 "지진·단층 연구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국가·사회적 지진 불안감 해소와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연구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목표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20년 하반기에 최신 지구물리탐사 연구기술을 적용한 해남지진의 최종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함예솔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