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바닥에 회색 카펫이 깔린 납작한 바닥에 서있다는 걸 알면서도, 곧 땀이 나고 불안했고 겁이 났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내 몸을 가지고 몇 가지 실험을 해보았다. 일부러 촌충에 감염되기도 해보았고, 수면 부족을 장기간 유지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끔찍했던 기억은 두려움에 떨며 영화를 제작했던 일이다. 사실 나에겐 폐쇄공포증이 있다.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동굴에 머물러 있어야 했는데, 지하 깊은 곳에 갇혔을 때는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 했다. 감독은 기뻐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의사에게 믿고 물어보세요>를 함께 진행하는 동료인 정신과 의사 알랭 그레고리 박사가 고소공포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을 때 연민의 정이 생겼다. 참고로 영국인 중 약 20%는 고소 공포증을 앓고 있다.
공포증의 전통적인 치료법은 통제된 곳에서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에 조금씩 노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알랭이 가상현실(VR)을 이용해 공포증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 하지만 후일 VR이 공포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8년 학술지 <The Lancet>에 옥스퍼드 대학교의 연구원들이 발표한 실험을 살펴보자. 이 실험에는 고소공포증 환자 100명이 참가하였다. 그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져서 2주 동안 VR 치료를 6회 받거나,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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