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대상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나노광학현미경 개발!
관찰대상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나노광학현미경 개발!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1.06.21 23:24
  • 조회수 1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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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처럼 관찰 대상에 따라 관찰 방법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광학 분석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특정 방향으로 굽혀진 분자만 골라 관찰하거나 모드를 바꿔 다양한 물질의 광 신호를 검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생물학적 바이러스, 화학적 단일분자, 반도체 입자와 같이 종류가 다른 초미세 입자의 특성을 하나의 현미경으로 분석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은 적응광학 기술을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에 접목한 새로운 광학분석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은 뾰족한 탐침으로 시료를 훑어 형태 정보를 알아내는 동시에 탐침에 모인 빛을 시료에 쏴 시료의 광 특성도 분석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장비입니다. 기존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은 탐침에서 시료로 전달되는 빛의 편광을 조절할 수 없었는데 적응광학 기술을 접목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습니다. 적응광학은 빛의 파면*을 조절해 산란 등에 의한 파면왜곡을 상쇄하는 기술입니다. 

* 파면(wavefront): 빛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파동의 위상(골 또는 마루 등)이 같은 지점을 이으면 파면을 얻는다.

그림1. 적응형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의 구조도 (a) 및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탐침증강 광신호를 증강시키는 과정과 결과 (b).광변조기(Spatial light modulator; SLM)를 이용하여 레이저빔을 탐침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림 (a) 우측 하단이 광변조기. 광변조기의 의해 빛 왜곡이 상쇄된 빛을 금 탐침이 모으게(집속) 된다.
그림1. 적응형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의 구조도 (a) 및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탐침증강 광신호를 증강시키는 과정과 결과 (b).광변조기(Spatial light modulator; SLM)를 이용하여 레이저빔을 탐침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림 (a) 우측 하단이 광변조기. 광변조기의 의해 빛 왜곡이 상쇄된 빛을 금 탐침이 모으게(집속) 된다.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의 금 탐침은 외부 레이저빔을 모으는 안테나 역할을 합니다. 탐침 끝에 모인 빛(근접장)을 시료에 쪼여 여러 광학적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시료마다 빛과 반응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탐침으로 형태 정보도 읽어낼 수 있어 프리온**처럼 굽혀진 단백질의 3차원 모양과 단백질의 화학결합 변화를 동시에 읽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 프리온(prion): 단백질성 감염입자. 광우병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알려짐. 정상 프리온단백질은 일자지만 이상단백질은 단백질 입체구조가 접혀있다.

 

하지만 기존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은 금 탐침 표면에 수직 방향으로만 빛의 편광(방향성)이 고정돼 편광 제어가 불가능한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분자의 정렬방향(배향)을 골라 관찰하기 어려웠죠. 똑같은 분자라도 눕거나 서있는 방향에 따라 화학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연구팀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적용해 맞춤형 레이저빔을 만드는 적응광학 방식을 접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탐침에 쏘아주는 레이저빔의 파면이 고정된 기존 기술과 달리 탐침 모양에 맞춰 파면을 조절하는 기술인데요. 이 기술로 15나노미터 (10-9m)크기의 분해능으로 편광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 할 수 있었으며, 배향이 서로 다른 단일분자를 구분해서 측정함으로써 기술을 검증했습니다. 

레이저빔으로 가시광선 대역 빛을 씀에도 불구하고 적외선 흡수분광 신호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입니다. 전자기장의 기울기가 매우 작은 공간에서 급격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인데요. 이를 응용하면 개발한 장비 하나로 가시광선을 이용한 라만분광 신호와 적외선 흡수분광 신호를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고가의 적외선 레이저와 탐지기 없이 가시광선 나노현미경으로 매우 다양한 종류의 미세 입자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그림2. 적응형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을 이용한 적외선 흡수분광 신호 검출 결과 (a) 및 근접장 편광제어를 통한 단일분자의 배향 이질성 관찰 결과 (f, g).
그림2. 적응형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을 이용한 적외선 흡수분광 신호 검출 결과 (a) 및 근접장 편광제어를 통한 단일분자의 배향 이질성 관찰 결과 (f, g).

박경덕 교수는 “적응광학, 근접장광학, 계산영상학을 결합해 새로운 융합형 나노현미경 모델을 제시한 연구”라며 “독립적으로 연구되던 적응광학과 근접장 광학을 최초로 접목한 이번 연구로 근접장 광학분야에 적응광학을 도입하는 시도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적응광학 기술로 탐침에 모이는 레이저 빔의 효율을 높여 검출 신호도 200% 이상 높일 수 있었습니다. 약 10나노미터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빛은 그 세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나노현미경에서는 검출 신호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 교수는 “망원경의 개발이 천체물리학의 발전으로 이어져왔듯 새로운 측정장비의 개발은 새로운 연구 분야의 개척으로 이어진다”며 “이번에 개발한 장비를  코로나 바이러스나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 연구에 활용하고 싶다”라며 의생명과학자들과의 후속 연구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편, 연구에 사용된 시료의 제작에는 한양대 정문석 교수팀이 참여했으며, UNIST 물리학과의 구연정, 강민구 대학원생과 최진성 학부생이 개발 및 측정 연구를 함께 수행했습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니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8일자로 출판됐으며, 적응형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에 관한 원천기술은 국내 및 유럽 특허(PCT)로 출원됐습니다. (논문명: Adaptive tip-enhanced nano-spectroscopy)


연구결과개요

1. 연구배경

탐침증강 나노현미경1)의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자,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적응광학2) (adaptive optics) 기술을 탐침증강 나노현미경 (tip-enhanced nano-spectroscopy)에 세계 최초로 적용하였다.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은 미세탐침으로 샘플의 형상 정보를 얻는 동시에 탐침이 증폭시키는 근접장3)을 활용해 광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적응광학 기술과 근접장 광학은 별개로 발전되던 학문이었지만,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이 갖는 편광제어4) 등과 같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두 분야를 접목한 기술을 최초로 선보였다. 탐침이 산란(scattering)체처럼 특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탐침 모양에 최적화된 맞춤형 파면5)을 만드는 적응광학 기술을 썼다.

2. 연구내용 

적응 광학 기술을 통해 맞춤형 파면변화 레이저를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의 광원으로 사용함으로써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의 신호를 기존 기술과 비교하여 20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나노현미경에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금 소재의 원자힘 탐침이 사용되는데, 적응광학 기법을 적용하여 사용되는 탐침에 최적화된 맞춤형 레이저빔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은 교체된 탐침의 모양에 관계없이 동일한 파면을 사용하는데, 개발된 방식에서는 교체된 탐침에 맞는 최적 파면을 만들어서 나노현미경의 광원으로 쓴다. 이 기술은 레일리산란6), 광발광7), 라만산란8) 등 적응나노광학현미경이 측정하는 모든 광신호에 대해 효과가 있음을 검증하였다.

또한 기존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은 근접장의 편광 제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료의 나노광학적 특성 분석이 매우 제한적이었으나, 본 연구에서 개발된 적응형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은 근접장의 편광을 15 nm(나노미터, 10-9m)의 공간분해능으로 제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에 불가능했던 시료의 다양한 특성을 관찰 할 수 있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골라서 보는 나노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구현한 셈이다. 배향이 다른 단일 화학분자를 구분해 측정함으로 써 이를 검증했다. 

전자기장의 기울기(gradient)를 초 미세 공간(나노스케일)에서 자유자재로 제어함으로써 가시광선 영역의 광원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적외선 광원을 사용해야만 관찰되는 시료의 적외선흡수분광9)반응의 검출이 가능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의 측정 감도를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에 나노현미경의 대중화에 한발 더 다가갔게 됐다. 또한 계산영상학 (computational imaging), 적응광학, 탐침증강 현미경을 결합한 융합형 나노현미경을 개발해 나노현미경 광학 기술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물리, 화학, 생명 과학에서 연구되는 최신 물질들은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노 물질 및 구조체에 대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정밀한 광특성 분석 및 새로운 물리 현상 규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1. 탐침증강 나노현미경

플라즈몬 현상에 의해 금으로 제작된 탐침 끝에서 빛의 나노광학 안테나 효과가 일어나며, 이를 이용해 시료의 광발광을 증강시키는 방식의 나노분광현미경을 말함. 플라즈몬은 금속 내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유사 입자를 말함. 금속의 나노 입자에서는 플라스몬이 표면에 국부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표면 플라스몬(surface plasmon)이라 부르기도 함.

2. 적응광학

적응광학(adaptive optics; AO)은 빠르게 변화하는 광학적인 왜곡의 영향을 줄여 광학 장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적응 제어 광학은 파면의 뒤틀림을 측정하여 가변형 거울이나 배열된 액정 등의 공간 위상 변조기(spatial phase modulator)로 이를 상쇄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3. 근접장(near-field)

일반적으로 원점을 중심으로 공간상을 퍼져나가는 파동들과 다르게, 공간을 통해 진행해 나가지 않고, 물체 등의 표면에서만 국소(局所)화되어 있는 파동을 의미한다. 

4. 편광제어

빛(전자기파)의 특정 방향 성분만을 걸러내는 기술. 빛은 진행방향과 수직으로 진동하는 파동인데, 축을 중심으로 수직인 방향(평면)은 여러 방향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인 빛은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이 골고루 섞여 있지만 편광제어 기술로 특정 방향 성분만 걸러낼 수 있다.

5. 파면(wavefront)

 빛의 위상(골 또는 마루 등)이 같은 공간상의 면을 ‘파면(wave front, 波面)’이라 부르며, 파면의 모양에 따라 빛의 진행 경로 또한 바뀌게 된다.

6. 레일리산란(Rayleigh Scattering)

레일리 산란은 파장보다 작은 입자들과의 탄성 충돌로 인해 빛이 산란 되는 현상을 말한다.

7. 광 발광(photoluminescence)

물질이 빛에 의해 자극 받아 스스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형광이나 인광이 있다. 주변에서 흡수한 빛을 다시 내놓으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 때 방출하는 빛의 파장은 흡수한 빛과 파장이 같거나 그보다 길다. 파장이 길수록 빛의 에너지가 작으며, 파장 길이 별로 가시광선 색상이 바뀐다. 현재 상용화된 퀀텀닷 TV나 LCD에도 광발광 기술이 쓰인다. 반도체 입자에 백라이트를 쪼여 빛을 내게 만든 방식이다. 

8. 라만산란(Raman scattering)

물질에 일정한 주파수의 빛을 조사한 경우, 분자 고유 진동이나 회전 에너지 또는 결정의 격자(格子) 진동 에너지만큼 달라진 주파수의 빛이 산란되는 현상. 빛이 어떤 매질을 통과할 때 빛의 일부가 진행방향에서 이탈 해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는 현상을 산란(scattering)이라고 하며, 산란된 빛은 원래의 에너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원래 빛의 에너지보다 작거나 많은 에너지를 가진 경우도 있다. 산란된 빛 중 원래의 에너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산란되는 과정을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 에너지를 잃거나 얻으면서 산란되는 과정을 라만 산란이라고 하며, 이 산란광은 불질의 고유 특성으로 분자의 분자 구조를 추론할 수 있다. 라만산란을 분석해 물질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을 라만분광법이라 한다, 가시광선 단색광을 광원으로 쓴다.

9. 적외선 흡수분광(Infrared absorption spectroscopy)

분자 내 특정 공유결합 전자가 적외선을 흡수하면, 원자 내 원자가전자의 에너지 흡수와 마찬가지로, 공유결합 전자의 에너지는 바닥상태에서 더 높은 상태(들뜬상태)로 들뜨게 된다. 이때 흡수하는 적외선 에너지(주파수)는 특정 결합의 진동 에너지(주파수)와 일치한다. 즉 분자가 갖고 있는 진동 주파수와 일치하는 적외선 주파수만을 흡수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 물질 성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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