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가뭄은 일상이 되는 걸까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은 일상이 되는 걸까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2.07.21 10:42
  • 조회수 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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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의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가뭄의 심화나 발생 빈도 증가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가뭄은 수자원이나 농업,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가뭄의 미래 변화를 파악하는 일은 인간 사회의 중요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기존의 물관리 인프라의 건설 및 운용이 과거의 통계나 경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사상 최악”이라고 불릴 수 있는 가뭄이 앞으로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지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기온이나 강수량에 대해서는 과거의 이상치를 상회하게 되는 시기를 추정한 연구가 다수 존재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이용하는 하천의 물에 대한 관점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연속적인 가뭄의 발생 시점에 대한 연구는 지금껏 수행된 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건설및환경공학과 겸임)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과거 최대의 가뭄이 여러 해에 걸쳐 지속해서 발생하는 시점을 연구했습니다. 즉, 세계의 각 지역에서 가뭄이 일상화되는 시점을 최초로 추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그 영향이 미래에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전망은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되는데요. 특히 종래의 통계치나 경험을 적용할 수 없게 되는 시기가 도래한다면 그 시점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KAIST, 동경대학교, 일본 국립환경연구원 등 7개국 13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수치모델을 이용해 전 지구 하천유량의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가뭄이 일어나는 빈도를 조사함으로써 과거 최대의 가뭄이 수년에 걸쳐 일어나게 되는 이른바 `재난'이 일상화가 되는 시기를 세계 최초로 추정해냈습니다.

 

연구에서는 하천유량의 변화에 근거해 일년간 가뭄 일수의 미래 변화를 해석했습니다. 전 세계 59개 지역에서 가뭄의 빈도가 기준 기간 (1865-2005년)의 최대치를 5년이상 연속해서 초과하는 최초의 시점 (TFE5: Time of the first emergence of consecutive unprecedented drought)을 “가뭄의 일상화” 시점이라고 정의했는데요(그림 1). 여러 국제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수문 예측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1861년부터 2099년까지의 장기 전 지구 하천 유량 데이터를 작성 및 해석했습니다. 4개의 기후모델과 5개의 수문모델을 조합함으로써 (총 20가지) 예측의 불확실성을 추산함과 동시에 탄소중립 (RCP2.6) 및 온난화 비대응 (RCP8.5) 시나리오를 이용해 기후변화 대응의 선택에 따른 결과의 차이를 평가했습니다.

그림1. TFE (The Time of the First Emergence of regional unprecedented drought condition)의 개념도. 과거 141년간 (1865-2005)의 최대치를 가뭄 빈도의 지역 평균치가 x년 동안 연속적으로 초과하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TFEx라 정의하고 본 연구에서는 TFE5를 주된 지표로 이용했다. https://www.notion.so/Satoh-et-al-2022-Nat-Comms-d65ddb30bd3e47678ac3effd0ae5a7b2 (참고자료: mp4, GIF 애니메이션)
그림1. TFE (The Time of the First Emergence of regional unprecedented drought condition)의 개념도. 과거 141년간 (1865-2005)의 최대치를 가뭄 빈도의 지역 평균치가 x년 동안 연속적으로 초과하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TFEx라 정의하고 본 연구에서는 TFE5를 주된 지표로 이용했다. https://www.notion.so/Satoh-et-al-2022-Nat-Comms-d65ddb30bd3e47678ac3effd0ae5a7b2 (참고자료: mp4, GIF 애니메이션)

결과에 따르면 온난화의 영향과 시간에 따른 변화 속도는 지역에 따라 현저하게 달랐습니다. 그림 2a는 21세기 중반에서의 가뭄 빈도의 변화율을 보여주는데요. RCP2.6과 RCP8.5 시나리오에서 각각 전 지구 육지 면적의 25%와 28%에서 가뭄의 빈도가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지역에 따라서 2배 이상의 증가를 보이는 곳도 있었습니다. 양 시나리오에서 지중해 연안, 남미의 남부와 중부, 호주 등이 핫스팟 (Hot-spot) 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각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경로가 크게 다름을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 탄소중립(RCP2.6)과 온난화 비대응(RCP8.5) 시나리오에 대한 금세기 중반의 (2036-2065년) 가뭄 변화에 (1971-2005년 기간 대비 [%]) 대한 공간 분포. b) 각 지역에서의 가뭄 발생 빈도 변화의 시나리오 및 다양한 수치 시뮬레이션에 따른 미래경로. 출처 : KAIST
a) 탄소중립(RCP2.6)과 온난화 비대응(RCP8.5) 시나리오에 대한 금세기 중반의 (2036-2065년) 가뭄 변화에 (1971-2005년 기간 대비 [%]) 대한 공간 분포. b) 각 지역에서의 가뭄 발생 빈도 변화의 시나리오 및 다양한 수치 시뮬레이션에 따른 미래경로. 출처 : KAIST

그림 3은 21세기 안에 TFE5를 맞이하는 것이 유의한 지역을 보여줍니다. RCP8.5 시나리오의 경우 전 세계 59지역 중 18개 지역에서 TFE5가 금세기 안에 나타나며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RCP2.6의 경우에도 11개 지역에서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남미의 남서부, 지중해 연안 및 북아프리카에서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조기에 TFE5 (즉, 가뭄의 일상화)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 전반적으로 가뭄의 발생 빈도는 낮아졌으며 “가뭄의 일상화” 시점 또한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3. 기후변화에 따라 “가뭄의 일상화”가 일어나는 (즉 TFE5) 시점. 수치모델의 조합에 따른 다양한 미래경로의 중간값을 표시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경우에만 표시.https://www.notion.so/Satoh-et-al-2022-Nat-Comms-d65ddb30bd3e47678ac3effd0ae5a7b2 (애니메이션: mp4, GIF)
그림3. 기후변화에 따라 “가뭄의 일상화”가 일어나는 (즉 TFE5) 시점. 수치모델의 조합에 따른 다양한 미래경로의 중간값을 표시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경우에만 표시.https://www.notion.so/Satoh-et-al-2022-Nat-Comms-d65ddb30bd3e47678ac3effd0ae5a7b2 (애니메이션: mp4, GIF)

연구결과 지중해 연안이나 남미의 남부 등 특정한 지역들에서 이번 세기 전반 혹은 중간쯤에 과거 최대의 가뭄이 적어도 5년 이상 연속적으로 넘어서는 시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기후에서 비정상 상태가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확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나타나는데요. 온실가스의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더라도 어떤 지역에서는 십여 년 안에 이와 같은 `재난의 일상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 (RCP2.6)의 경우에는 가뭄의 일상화 시점이 늦어지거나 계속되는 기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신 저자인 KAIST 김형준 교수 연구팀의 유스케 사토 박사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부교수)는 "수자원 혹은 농업 분야의 기후변화 대책에는 보통 많은 시간이 요구되며 현재의 비정상이 일상화가 되기 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ˮ고 말했습니다.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의 가뭄 발생의 미래경로에 있어서 탄소중립 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특정 지역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더불어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ˮ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6월 28일 판에 출판됐습니다.

논문명: The timing of unprecedented hydrological drought under climate change; doi:10.1038/s41467-022-307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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