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논란..식물들끼리 전화를 한다? 바이오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으로 가보자.
다시 시작된 논란..식물들끼리 전화를 한다? 바이오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으로 가보자.
  • 이민환
  • 승인 2023.05.30 18:30
  • 조회수 2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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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들만이 소통을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우리 인간은 당연하고 동물들도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창 논란이 되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요. 식물과 균류도 서로 소통하는 현상들이 좀 더 자세히 관찰됐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진 지능이 없어서 식물과 균류가 소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그저 우리와 다르게 소통하는 것뿐입니다. 소리가 아닌 다른 것으로요. 예를들어, 토끼와 일부 포유류는 소변과 대변으로 소통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의사소통을 '바이오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합니다.

 

출처- 과학 유튜버 '지식인미나니' (본명 : 이민환)
출처- 과학 유튜버 '지식인미나니' (본명 : 이민환)

식물학자 미생물학자 생물학자들은 과거부터 계속해서 식물들이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연구합니다. 그리고 아주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죠. 식물이 벌레들에게 공격 당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을 뿜어내어 주변 식물들에게 알립니다. 그리고 방어 물질을 내뿜게 합니다. 어린 옥수수나 일부 식물은 뿌리에서 딸각 소리도 냅니다. 물론 우리는 들리지 않지만 이 딸깍 소리의 주파수로 주변의 옥수수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식물들이 의사소통을 한다는 수 많은 연구 이론 중에 가장 유명해진 이론이 하나 있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생태학자인 수잔 시마드님(Suzanne Simard)께서 발표한 내용인데요.

 

수잔 시마드의 초기 연구 논문
수잔 시마드의 초기 연구 논문

나무와 나무는 지하 흙 속에서 인터넷 케이블처럼 연결되어 서로 소통한다는 것!

그리고 그 소통을 돕는 것은 바로 곰팡이들! 지구상의 모든 곰팡이 종 중 90%가 땅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곰팡이들은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 엉키고 엉켜서 최대 10km에 달하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걸 균사체라 부릅니다. 일부 균사체는 조건이 맞을 때 버섯으로 피어오릅니다. 이 버섯은 포자를 날려 새로운 곰팡이와 버섯이 자라나게 하는 생식기관 역할을 하죠.

 

균근(菌根, mycorrhiza)이라 불리는 이 곰팡이들은 나무뿌리 주변에 살아가면서 나무가 필요로 하는 질소를 제공하는 대가로 나무가 보내주는 당분을 얻어먹기도 합니다. 또 여러 나무뿌리 사이를 연결하면서 A라는 나무가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영양분이 부족할 때 B라는 나무가 균근을 통해 A 나무에 당분을 보내 줍니다. 또한 오래되고 큰 나무가 주변에 자라나고 있는 어린 나무에 균근을 통해 수분이나 영양분을 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마치 전화/통신선처럼 활용되기도 하고 수도관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실험 방식은 나무에 추적이 쉬운 방사성동위원소가 담긴 물을 주사기로 넣습니다. 그리고 방사선 측정기로 방사성 물이 나무줄기 속 관과 뿌리를 따라 측정했습니다. 그러자 방사성동위원소가 들어간 나무 관뿐만 아니라 주변 묘목에서도 방사성동위원소가 측정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 측정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한 나무의 수분과 영양분이 그 나무속 수관을 따라 주변의 다른 식물들에게도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wood side web', 수잔 시마드님의 실험
내셔널지오그래픽 'wood side web', 수잔 시마드님의 실험
내셔널지오그래픽 'wood side web', 수잔 시마드님의 실험

하지만 최근 시마드의 연구가 조금은 많이 과장되었다는 연구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카스트, 존스 연구원 그리고 미시시피 대학의 제이슨 연구원도 추가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들의 연구 내용에 따르면 "나무와 곰팡이 사이의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몇몇 추가 실험에서 시마드의 연구 결과 일부가 별로 의미 없었다"고 합니다.

우선 (1)흙 속의 곰팡이들의 네트워크, 다르게 말해서 균근 네트워크를 연구하기 위해 땅을 파는 순간 네트워크가 무너져서 야외에서 제대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 (2) 크고 오래된 나무가 어린 묘목에게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는 이론을 재현하기 위해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실험해 보니까 실제로 묘목이 잘 자라게 된 비율이 20% 미만이라는 점.

다시 말해 나머지 80% 이상은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수잔 시마드 연구에 관한 해외 언론 반응
수잔 시마드 연구에 관한 해외 언론 반응
수잔 시마드 연구에 관한 해외 언론 반응

그렇다고 이들이 균근 네트워크 역할 자체가 뻥이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해 주는 일부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결과들이 부족해서 확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과학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분야입니다. 이론이 제안되고, 테스트되고, 수정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연의 신비를 계속 탐구할 때, 어떤 이론도 확정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증거는 언제나 등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재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 과학 유튜버 지식인미나니 영상

지금까지 바이오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현장에 다녀온 '지식인미나니'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1] '‘Mother Trees’ Are Intelligent: They Learn and Remember', scientificamerican, By Richard Schiffman

[2] 'Do Trees Really Support Each Other through a Network of Fungi?',scientificamerican,By Stephanie Pappas

[3] Simard, S., Perry, D., Jones, M. et al. Net transfer of carbon between ectomycorrhizal tree species in the field. Nature 388, 579–582 (1997)

[4] Francis, R., Read, D. Direct transfer of carbon between plants connected by vesicular–arbuscular mycorrhizal mycelium. Nature 307, 53–56 (1984) 

[5] How Do Trees Collaborate?, TED,January 13, 2017

[6] 책 ‘숲은 고요하지 않다. 흐름출판, 마들렌 치게 저

[7] 'Scientists tangle over ‘wood wide web’ connecting forests and fungi', washingtonpost,By Sarah Kaplan

[8] Pickles BJ, Wilhelm R, Asay AK, Hahn AS, Simard SW, Mohn WW. Transfer of 13 C between paired Douglas-fir seedlings reveals plant kinship effects and uptake of exudates by ectomycorrhizas. New Phytol. 2017 Apr;214(1):400-411. doi: 10.1111/nph.14325. Epub 2016 Nov 21. PMID: 27870059

[9] Karst, J., Jones, M.D. & Hoeksema, J.D. Positive citation bias and overinterpreted results lead to misinformation on common mycorrhizal networks in forests. Nat Ecol Evol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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