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단백질이 루푸스와 신장염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루푸스 발병의 원인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권혁무 교수팀은 연세대학교 신장내과 양재석 교수팀과 함께 ‘톤이비피(TonEBP)[1]’라는 단백질이 루푸스와 신장염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루푸스란?
루푸스(전신 홍반 루푸스)는 정확한 원인이나 예후 예측이 힘든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피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염증을 일으켜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으로 불리는데요. 대표적으로 관절염, 신장이나 심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장 염증에 의해 신장 기능이 소실되면 투석 치료를 받거나 신장 이식수술을 필요로 할 수 있으며 이는 사망 위험성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최근 5년간 국내 루푸스 환자는 증가 추세에 있음에도 (2015년 20,902명 → 2019년 26,556명) 근본적인 치료제가 부족하여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습니다. 루푸스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조 원 (19억 달러)로 추정되고, 2025년까지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7% 상승하여 2025년까지 3조 원 이상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신약 개발 시에 큰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연구결과
이번 연구에서 루푸스 신장염 환자의 신장에서 대조군 환자보다 톤이비피가 더 많이 발현되는 것이 확인됐는데요. 이는 신장 내 세포뿐만 아니라 대식세포, T세포와 같은 면역 기능 유지에 중요한 세포에서도 같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증가된 톤이비피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염증반응에 깊이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2]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습니다.
함께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해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골수성 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톤이비피를 줄인 동물실험에서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이는 톤이비피가 대식세포에서 식세포작용[3]과 항원[4] 전달을 통해 T세포의 분화를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연구팀은 대식세포에서 사멸됐거나 손상된 세포에서 발현되는 손상연관분자패턴[5]에 의해 톤이비피 발현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는 식세포작용을 막아, 사이토카인 생성에 관여하는 엔에프-카파비[6]와 인터페론조절인자[7]를 제어해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발현시킬 수 있는데요. 즉, 톤이비피를 줄이면 이러한 염증반응이 줄어들어 루푸스 발병과 신장 손상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권혁무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톤이비피가 루푸스 발병 요인임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발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서를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신장병 관련 국제 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에 5월 5일자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7월 1일 출판됐습니다.
논문명: Macrophage transcription factor TonEBP promotes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and kidney injury via damage-induced signaling pathways
#용어설명
[1] 톤이비피 (TonEBP): 처음에는 고장성 환경에서 삼투조절물질들의 발현을 조절하여 신장세포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사인자로 발견되었으나, 최근 연구에서 면역대사 스트레스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사이토카인 (cytokines):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면역 조절 인자로서 특정 수용체를 통하여 면역 반응에 관여한다. 케모카인, 인터페론, 인터루킨 및 종양괴사인자 등이 포함된다.
[3] 식세포작용: 살아 있는 식세포가 몸 안에 있는 다른 세포나 입자들을 섭취하는 과정
[4] 항원: 생체 속에 침입하여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단백성 물질. 세균이나 독소 따위가 있다.
[5] 손상연관분자패턴 (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우리 몸 안 세포에 생물화학적인 요인이나 물리적 외상 등으로 인해 손상이 발생하였을 때, 세포 내부의 물질이 세포 밖으로 나가게 됨에 따라 톨유사수용체에 의해 인식되어 비병원체성 염증반응을 통해 제거하게 되는 것이다.
[6] 엔에프-카파비 (nuclear factor-kappa B, NF-kB): 사이토카인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염증 반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7] 인터페론조절인자 (interferon regulatory factor, IRF): 인터페론 및 인터페론으로 유도되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하는 전사인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