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체는 LED 등의 발광 소자 위에 도포됨으로써 본래의 LED 색을 다른 색으로 변환시키는 색변환 물질이죠. 현대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형광체의 색변환 효율 향상을 위한 방법에는 기존의 재료적인 접근법이 있습니다. 서울대 연구진은 광자결정이라는 나노광자학적 구조를 이용한‘구조적으로 엔지니어링된 형광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이를 시연함으로써 관련 연구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했었는데요.
그러나 광자결정을 이용한 형광체는 원천적으로 단점 및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광자결정의 미세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나노리쏘그래피(nano lithography)라는 고비용의 공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공정의 완성도에 따라 설계한 성능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아울러 구조적, 원리적 원인으로 인해 구현이 가능한 색변환 효율에 있어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는데요.
상기한 광자결정 형광체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광학적 플랫폼 구조가 필요합니다. 본 연구진은 공진 공동 구조라는 다소 고전적이고 단순한 구조가 이러한 요구에 매우 효과적인 답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공진 공동 구조는 그 내부에 놓인 양자 시스템의 광자학적 전이율(transition rate)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이를 이용해 이미 레이저, 광검출기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와 같이 형광 물질의 흡수율 향상을 위해 적용된 사례는 전무 합니다.
공진 공동 구조는 박막을 수직 방향으로 켜켜이 쌓음으로써 제작할 수 있으므로 광자결정 구조와 같은 횡방향의 미세 패턴이 없고 따라서 리쏘그래피 공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공진 공동 구조를 구성하는 분배되먹임반사체에 대한 설계를 통해 광흡수의 정도와 선폭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제작 과정은 우선 유리 기판 위에 이산화 타이타늄(TiO2)과 이산화 규소(SiO2)를 교대로 반복 증착하여 하부 DBR 구조를 완성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 위에 스핀 코팅을 통해 형광물질인 CQD 박막을 도포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하부 DBR 공정과 유사하게, 그러나 박막의 층수는 다르게 하여 상부 DBR 구조를 증착합니다. 비대칭적인 공진 공동 구조는 한쪽에서 입사되는 광펌핑을 용이하게, 아울러 전체적인 구조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총 2번의 증착과 1번의 스핀코팅 만이 요구되는 매우 단순한 공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형광체의 효율은 펌핑광의 흡수율, 색변환 과정에서의 내부양자효율, 변환된 빛에 대한 광추출효율을 모두 곱한 값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진이 제안한 구조적 접근법은 이 가운데 형광체에 의한 펌핑광의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형광물질로 CQD를 채택하였고 광학적 구조로는 공진 공동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CQD에 의한 최대 광흡수율 87%, 최종 색변환 효율 29배 상승이라는 매우 획기적인 수치를 달성했습니다.
#용어설명
[1] 광자결정: 빛의 파장 크기 수준의 주기로 굴절률이 변하는 광학적 구조
[2] 양자점: 형광물질의 일종으로 CdSe와 같은 반도체 물질로 이루어진 나노입자이며, 내부 양자 효율이 90%가 넘어 첨단 디스플레이 장치에 활용되고 있음
[3] 분배되먹임반사체: 굴절율이 다른 두 개의 물질을 번갈아 쌓아 올려 구성한 박막 형태의 광 반사체
[4] 스핀코팅: 회전하는 기판에 액상의 물질을 떨어뜨려 원심력으로 균일한 두께의 박막을 준비하는 공법
[5] 리쏘그래피: 반도체 제작 공정 중 하나로 기판에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