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슈트처럼 내 몸에 착 맞춰지는 옷감형 웨어러블 햅틱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원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형상기억합금 와이어[1]를 오그제틱 메타 구조[2] 형태로 매듭지어 형상 적응이 가능한 옷감 형태의 착용형 햅틱[3]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온‧오프라인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메타버스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가상․증강․혼합현실로 우리 생활 무대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핵심에 있는 기술 중 하나가 ‘착용형 햅틱 인터페이스’ 기술입니다. 옷을 입듯 햅틱 슈트를 착용하고 가상현실에 접속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때 햅틱 슈트는 사용자의 움직임에 감응하고 촉각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보다 직관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기존 햅틱 인터페이스는 피부에 부착하거나 별도의 고정 장치를 사용해 착용합니다. 부착형은 장시간 사용 시 피부 발진의 위험이 있고, 고정 방식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십 개의 촉각 전달 소자를 장착해 촉감을 모방하는 기존의 제작 방식 역시 장치의 무게‧부피 증가로 이어지는 한계를 보이는데요.
오일권 교수 연구팀은 가볍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햅틱 인터페이스 개발을 위해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핵심 소재로 선택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의 옷감 제작 방식으로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오그제틱 구조로 매듭지어, 일반 구조에서는 볼 수 없는 3D 방향으로 구조 전체가 동시에 수축 및 이완하는 특성을 구현했습니다. 이런 비자연적 특성을 통해 마치 영화 속 스파이더맨 슈트처럼 굴곡진 신체의 표면에 순응하여 사이즈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옷감형 액추에이터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또한 8개의 영역을 개별 수축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해 총 9가지 방향과 타이밍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촉감 피드백으로 전달할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옷감형 액추에이터를 팔목에 착용한 사용자가 가상현실 속 모빌리티 로봇 주변의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해 로봇을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실증에도 성공했습니다.
오일권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착용형 햅틱 인터페이스는 촉각 정보를 활용한 로봇, 무인기 제어와 메타버스가 접목된 의료‧교육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제어하는 기술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첨단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9월 19일 게재되고,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학술지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논문명 : Easy-To-Wear Auxetic SMA Knot-Architecture for Spatiotemporal and Multimodal Haptic Feedbacks
#용어설명
[1] 형상기억합금 와이어: 상온에서 모양이 쉽게 변형되고,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힘과 움직임을 발생시키면서 미리 기억된 형태로 되돌아가는 특징을 갖는 형상기억합금을 철사처럼 가늘고 길게 제작한 것
[2] 오그제틱 메타 구조: 특이한 물성을 띠는 메타물질 중 하나인 오그제틱 구조체는 자연계의 물질과는 다른 독특한 탄성을 갖는데 고무줄 등과는 달리 누르면 수직방향으로 같이 줄어들고 당기면 수직방향도 같이 커짐
[3] 햅틱(haptic): 힘, 진동, 모션을 적용함으로써 터치의 느낌을 구현하는 기술. 스마트폰 터치 진동이 대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