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원 망원경 첫 관측 영상 최초 공개
7차원 망원경 첫 관측 영상 최초 공개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4.02.23 00:23
  • 조회수 1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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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연구진이 “7차원 망원경(영어명: 7-Dimensional Telescope, 약자: 7DT)”의 첫 관측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7차원 망원경은 서울대학교 임명신 교수팀이 주도하여 칠레 안데스 산맥에 있는 엘 사우스(El Sauce) 천문대에 구축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다중망원경 시스템인데요. 2023년 10월에 7차원 망원경의 50% 건설이 완료되었으며 이를 이용한 관측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천문관측 기술의 발전에 따라 우주의 모습을 시시각각 동영상처럼 관측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에 따라 중력파 사건[1], 초신성[2]과 같이 새로이 갑자기 나타나는 돌발천체나 시시각각 밝기와 색깔이 바뀌는 변광천체들이 대량으로 발견됐습니다.

이러한 돌발천체나 변광천체들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빛을 여러 색깔로 나누어서 관측하는 스펙트럼[4] 관측이 필수적이죠. 그러나 기존의 관측 기법으로는 망원경 시야에 들어오는 극히 일부의 천체(보통 1개, 최대 1,000개)에 대해서만 스펙트럼 관측이 가능하여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수많은 천체의 특성을 신속하게 추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임명신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연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망원경 시야에 들어오는 6000만 개의 화소 모두에 대한 스펙트럼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7차원 망원경’을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세계 최초인데요. 

  

7차원 망원경은 20대의 0.5m 구경 광시야 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망원경에는 6000만 화소를 갖춘 고성능 시모스(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CMOS) 센서를 장착한 카메라와 2개 이상의 중대역 필터가 장착됐습니다. 지금까지 계획된 20대의 망원경 중 10대 망원경의 설치가 완료됐습니다.

7차원 망원경의 특징은 약 1.2 평방도[4]의 넓은 시야를 최대 40개의 색(파장)으로 동시 촬영하는 데 있습니다. 각 망원경이 중대역 필터를 통해 서로 다른 파장의 빛 2개씩을 관측함으로써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픽셀의 스펙트럼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했습니다. 


7차원 망원경을 이용하면 여러 천문학 난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그러한 난제의 일례로 ‘허블상수 갈등(Hubble tension)’을 들 수 있습니다.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량적인 지표를 허블상수(Hubble constant)[5]라 하죠. 그러나 최근 허블상수가 측정 방법에 따라 오차범위 밖으로 다른 두 가지 값으로 측정되고 있는데, 이를 허블상수 갈등이라 합니다.

 

허블상수 갈등을 풀 수 있는 한 방법이 중력파 사건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7차원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중력파 사건의 전자기파 대응 천체인 킬로노바를 신속히 찾는 것과 동시에 후퇴속도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중력파로는 그 킬로노바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는데, 이렇게 얻은 후퇴속도와 거리를 비교하면 기존 방법과 완전히 독립된 방법으로 허블상수 측정이 가능합니다.

7차원 망원경의 시야 크기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진. 그림 5에 보여주는 보름달에 더해 제임스웹 망원경의 시야(NIRCAM 카메라 시야 기준)도 비교하고 있다. 7차원 망원경의 시야는 제임스웹 망원경 영상관측기기 시야의 약 1,000배에 달한다. [Credit: 서울대학교 중력파우주연구단]
7차원 망원경의 시야 크기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진. 그림 5에 보여주는 보름달에 더해 제임스웹 망원경의 시야(NIRCAM 카메라 시야 기준)도 비교하고 있다. 7차원 망원경의 시야는 제임스웹 망원경 영상관측기기 시야의 약 1,000배에 달한다. [Credit: 서울대학교 중력파우주연구단]

중력파 관측만으로는 중력파 사건이 하늘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아주 대략적으로밖에 알 수 없습니다. 중력파원의 정확한 위치 결정을 위해서는 중력파 사건에 대응하는 킬로노바를 가시광 관측과 스펙트럼 관측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기존 관측 기법으로는 매우 넓은 중력파 사건의 추정위치에 있는 수많은 변광천체나 잡신호로부터 킬로노바를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7차원 망원경을 사용하면 넓은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천체의 스펙트럼을 단번에 얻을 수 있어 수천, 수만에 달하는 여러 잡신호에서 킬로노바를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은하 진화와 거대질량 블랙홀 천체의 성장 과정 연구, 태양계 천체의 기원 연구, 항성의 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7차원 망원경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2023년 10월 10일부터 시작된 7차원 망원경 시험 관측을 통해 얻어졌습니다. 공개된 것은 조각가자리 은하(NGC 253 은하), 나선성운(Helix Nebula), 삼렬성운(Trifid Nebula)의 총 3가지입니다. 특히 나선성운의 경우 여러 파장에서 관측한 형형색색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나선 성운의 다채로운 모습은 수소, 산소, 황, 헬륨 등 다양한 원소들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각 색깔(파장)에서의 빛의 강약은 나선성운을 이루는 가스의 온도와 화학적 조성 등을 알려줍니다.

7차원 망원경이 촬영한 삼렬성운의 모습. 빨간색은 갓 태어난 별들의 강한 별빛을 받아 전리된 수소가 내는 색이며, 파란색은 가까운 성간운이 별빛을 반사하면서 나타나는 색이다. 빨강, 파랑 성운 속에 있는 밝은 점들은 갓 태어난 무거운 별들이다. [필터 및 노출시간: 파랑: g(900초), 녹색: r(900초), 빨강: m650(1,800초)] [Credit: 서울대학교 중력파우주연구단/백승학(서울대)]
7차원 망원경이 촬영한 삼렬성운의 모습. 빨간색은 갓 태어난 별들의 강한 별빛을 받아 전리된 수소가 내는 색이며, 파란색은 가까운 성간운이 별빛을 반사하면서 나타나는 색이다. 빨강, 파랑 성운 속에 있는 밝은 점들은 갓 태어난 무거운 별들이다. [필터 및 노출시간: 파랑: g(900초), 녹색: r(900초), 빨강: m650(1,800초)] [Credit: 서울대학교 중력파우주연구단/백승학(서울대)]

 

  • 조각가자리 은하(일명 NGC 253 은하): 약 1,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나선은하이다. 별자리의 하나인 조각가자리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은하이다. 남반구에서 볼 수 있는 은하 중 별들이 활발하게 형성하고 있으며 겉보기 크기가 꽤 큰 은하 중의 하나라 은하진화 연구에 유용한 은하이다. 
  • 나선성운(Helix Nebula, 일명 NGC 7923): 별이 진화하는 과정의 막바지에 나타나는 ‘행성상 성운’단계에 있는 천체이며 지구로부터 약 650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별이 수명을 다하는 단계에 이르면 많은 양의 가스를 분출하는데 이러한 가스들이 별 주변에 퍼져 분포하는 구름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행성상 성운’이다.
  • 삼렬성운(Trifid Nebula, 일명 M20 또는 NGC 6514): 산개성단, 방출성운, 반사성운이 한곳에 모여 있는 천체이며 우리은하의 나선팔 중 하나인 방패-센타우르스(Scutum-Centarum) 팔의 별형성 지역에 있다. 하늘에서는 궁수자리 북서 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로부터 약 4,100광년 떨어져 있다. 별의 탄생을 연구하기 위하여 허블우주망원경 등으로 빈번하게 관측된 천체이다. 

 

#용어설명

[1] 중력이 매우 큰 천체가 시공간을 움직이며 일으키는 중력의 파도임. 2015년 9월 블랙홀의 합병 사건에서 발생한 중력파를 검출하면서 인류가 최초로 중력파 검출에 성공하였고 이에 대해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이 수여되었다.

[2] 별이 죽으면서 폭발할 때 매우 밝게 빛나는 현상

[3] 태양광이 프리즘을 통과하여 무지개 빛으로 나누어지는 것도 스펙트럼의 일종이다.

[4] 보름달 6개 정도의 시야에 해당하며, 이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NIRCAM 카메라 시야의 약 1,000배에 해당한다. 

5) 천체의 거리를 그 천체가 멀어지는 속도(후퇴속도)로 나눈 것이 허블상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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