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방랑자 '혜성' 

우주는 혹독하고 무자비한 곳입니다. 특히 혜성에게 그렇습니다. 우주에서 혜성은 돌과 얼음 같은 불안정한 요소들로 구성된 방랑자 같기도 합니다. 

혜성은 별들이 형성되던 초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수십억 년 전. 건드릴 수도, 간섭할 수도 없는 먼 거리에서 모 항성 주위를 공전했습니다. 혜성은 지나가던 별들 때문에 부서지고, 궤도를 방해 받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혜성은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나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서 생성된다고 합니다. 


새 혜성, 생명에 필수인 질소 있어 

천문학자들은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허블 망원경을 통해 백색 왜성을 구성하는 화학 성질을 조사하다가 WD 1425+540 주위에서 뭔가를 본 겁니다. WD 1425+540은 목동자리에 위치한 백색 왜성인데요. 참고로 백색 왜성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별의 일생을 모두 겪고 남은 별들의 잔해입니다.  

대기가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대기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은 탄소나 산소, 황이이었고 특이하게도 질소가 있었습니다. 생명체에게 아주 중요한 성분이 바로 질소죠. 혜성이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 질소가 백색 왜성의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었다고 하네요. 
 

독일에 있는 유럽남부관측소(European Southern Observatory)에서 Siyi Xu 박사는 “질소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생명에게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혜성은 우리의 태양계에서 관측된 어느 천체보다 질소가 풍부합니다”라며 새로운 발견의 의의를 강조했습니다. 

학자들은 이 백색 왜성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 헬리 혜성(Halley’s Comet)과 비슷한 화학 성분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혜성을 발견했습니다. 핼리 혜성은 아주 먼 과거에 생명을 다하고 산산조각나 우주 저 편으로 사라진 혜성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혜성은 핼리 혜성보다 질량이 10만 배는 크고 물 성분이 두 배는 더 많았습니다. 


태양이 폭군될 때 

태양 또한 별이죠. 태양은 40~50억년 후에 수소 연료가 고갈됩니다. 더 무거운 원소들을 연료로 사용하겠죠. 이 때가 되면 태양은 화난 폭군처럼 수성, 금성, 심지어 지구까지도 집어삼킬 겁니다. 적색거성 단계를 거치면 태양이 내뿜는 미친 바람은 태양계를 찢어버립니다. 그 잔해들은 행성상 성운이 됩니다. 

행성상 성운의 중심부에는 작고 퇴보한 물질들이 덩어리가 되어 빛납니다. 이게 바로 백색 왜성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백색 왜성은 지구 정도의 크기지만 질량이 20만 배는 더 클 거라는 분석입니다. 태양이 백색 왜성이 된다면 작지만 엄청나게 밀도가 높고 그 여파는 상상초월일 겁니다. 

우리의 태양계 외각에서 만들어진 혜성이 백색 왜성으로 변해버린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태양이 걱색거성 단계를 지나면서 태양계에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혼돈이 들이닥칠 겁니다. 기존 행성들의 공전 궤도는 고장나겠죠. 태양계의 중력은 불안정 해져 외각의 혜성들을 끌어당기고, 결국 혜성들이 백색 왜성으로 변해버린 태양과 부딪히게 될 수도 있습니다. WD 1425+540의 대기가 질소 같은 특별한 특징을 갖게 된 것처럼 백색왜성으로 변한 태양도 바뀌게 될 겁니다. 

단순 상상인 것 같지만 몇몇 과학자들을 우리 은하계에서 백색 왜성을 관측할 때 이런 생각을 진지하게 하곤 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보며 살아야 하고 혹시라도 태양계가 수명을 다했을 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겠죠. 

원제 : A Star Just Ripped Comet Halley's Massive Cousin to Shreds (http://www.seek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