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현지 시간 2018년 5월 22일에 일어났습니다. 30년 경력의 NASA 사진작가 빌 잉걸스(Bill Ingalls)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 인근에 6대의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NASA와 독일이 합작한 GRACE-FO임무를 위한 스페이스x 팔콘9 로켓 발사가 있는 날이었거든요.
베테랑 사진작가 빌 잉걸스는 4대의 카메라는 발사대 인근에, 그리고 두대는 400m가량 떨어진 위치에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원격으로 각 카메라를 조종했죠.
거리를 두고 설치한 카메라의 모습이에요. 기다리던 로켓 발사가 모두 끝나고, 잉걸스는 카메라를 되찾으러 갔어요. 잉걸스는 카메라가 여전히 위의 사진처럼 당당히 서 있을 거라고 기대했겠죠? 그러나 저곳에서 잉걸스를 기다린 건 소방관이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사정없이 녹아내렸는데요. 잉걸스는 이를 '바짝 구워졌다(toasty camera)'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웃님들이 보기에는 어떠신가요? 다행히도 메모리 카드는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메라가 마지막으로 찍은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 유작을 잠시 보여드리겠습니다.
로켓이 발사되면서 카메라 주변까지 불이 붙습니다. 점점 불이 카메라에 가까워지면서 카메라 본체의 플라스틱 부위 등이 렌즈 앞으로 녹아 내리는데요.
재밌는 사실은 오히려 발사대 가까이 설치했던 4대의 카메라는 모두 멀쩡했다는 점입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둔 이 녀석만 녹아버린 건데요.
오히려 카메라로서(?)는 영광이라고 해야 할까요? 녹아버린 이 카메라는 워싱턴 D.C. NASA 본사에 전시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