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에 '뒷차기'라는 발차기 동작이 있습니다. 뒷차기의 핵심은 뒤를 완전히 돌아보지 않은 채 곁눈질만으로 상대의 위치를 파악해 발을 뻗는 것인데요. 이때 가슴과 머리를 상대방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바퀴벌레도 '좀비'가 되지 않으려 뒷차기를 시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바퀴벌레보다 더 지독하다? '보석말벌'
'바퀴벌레' 하면 인류가 멸망해도 핵폭발이 일어나도 굳건히 살아가는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곤충으로 알려졌는데요. 바퀴벌레의 몸 속에 기생하는 더 지독한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보석말벌(Ampulex compressa)'이 그 주인공입니다.
보석말벌은 바퀴벌레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만약 바퀴벌레와 정면승부를 벌인다면 건곤일척은커녕 당랑거철이 될 판이죠. 하지만 보석말벌에게는 '독침'이란 무기가 있는데요. 보석말벌은 단 두 방의 독침으로 바퀴벌레를 '좀비'로 만듭니다.
보석말벌의 첫 번째 독침은 바퀴벌레의 가슴에 꽂힙니다. 독침을 맞은 바퀴벌레는 다리가 마비되고 약 2~3분 동안 움직일 수 없게 된다고 해요. 보석말벌은 무력해진 바퀴벌레를 지켜보다가 두 번째 독침을 찔러넣는데요. 이때는 바퀴벌레의 뇌가 타깃입니다. 이때부터 바퀴벌레는 좀비화됩니다. 세균이 득실득실한 환경에서 살아가던 바퀴벌레는 보석말벌에게 한 방 맞은 뒤 약 20분 동안 몸단장을 합니다. 그리곤 보석말벌이 이끄는 데로 따라다니죠.
보석말벌은 바퀴벌레가 방향을 찾을 수 없도록 바퀴벌레의 더듬이를 절반 정도 갉아먹습니다. 그리곤 남은 더듬이를 끌고 자신의 굴속으로 바퀴벌레를 데려갑니다. 굴 속에는 보석말벌의 알들이 그득한데요. 알에서 깨어난 보석말벌의 애벌레들은 끌려온 바퀴벌레를 파먹습니다. 고치가 될 때까지 바퀴벌레의 배부터 갉아먹으며 바퀴벌레를 살려둔다고 해요.
이런 치명적인 좀비 상태를 피하기 위해 바퀴벌레는 애잔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독침을 찌르기 위해 다가오는 보석말벌에게 사슴처럼 가느다란 다리로 뒷차기를 시전하는 것인데요. 보석말벌이 독침을 찔러넣는 가슴과 머리를 최대한 보호하며 자신을 방어한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Catania K.C., How Not to Be Turned into a Zombie, Brain, Behavior and Evolution, 2018.
Team Candiru, Beautiful wasp zombifies cockroach, YouTube, 2015.
Vanderbilt University, Karate kicks keep cockroaches from becoming zombies, wasp chow, YouTub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