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은 지구의 낮과 밤이 정확히 반으로 나뉜 듯한 모습입니다. 지난 3월 20일 우리 절기 춘분 때 GOES 위성이 찍은 사진입니다. 참고로 GOES위성은 美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운용하는 지구 관측 위성의 네트워크입니다. 일기예보, 폭풍의 진로를 추적하거나 기상학 연구를 위해 정보를 수집합니다.

빛과 어둠이 대칭적으로 나타난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 어쩌다 포착된 걸까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
이 대칭성의 비밀은 바로, 이날이 춘분(Vernal Equinox)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춘분과 추분을 뜻하는 equinox은 라틴어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음'을 뜻합니다. NOAA에 따르면 춘분(3월)과 추분(9월)은 일 년에 두 번 지구의 모든 위도에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집니다. 왜 일 년에 두 번만 일어날까요? 바로 '지구의 기울기'와 '공전 궤도에서의 위치' 때문입니다.
지구의 자전축 기울기는 약 41,000년을 주기로 21.5°~24.5°로 변하는데요. 현재 지구의 자전축은 23.5° 기울어져 있습니다. 자전축의 기울기가 변하면 각 위도에서 받는 일사량이 변하게 됩니다.

만약 이 기울기가 23.5°보다 커지면 북반구와 남반구는 모두 여름이 더 더워집니다. 겨울은 더 추워지며 기온의 연교차가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23.5°보다 기울기가 작아지게 되면 북반구와 남반구는 모두 여름에 더 시원해지고 겨울은 따뜻해지면서 기온의 연교차가 작아집니다.

또, 북반구와 남반구의 낮밤 길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국이 자리한 북반구에서는 춘분 때 태양이 더 높은 위도에서 빛을 비추기 때문에 낮이 더 길어집니다.

일 년에 두 번, 지구의 자전축은 태양과 수직을 이룹니다. 이때 남반구와 북반구에 균일하게 햇빛이 쏟아집니다. 즉, 춘분 정오에는 태양이 적도 바로 위에서 빛을 내리쬐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