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死海)에서 살아남은 고대 미생물의 비결
사해(死海)에서 살아남은 고대 미생물의 비결
  • 함예솔
  • 승인 2019.04.02 18:00
  • 조회수 2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해는 이름처럼 실제 바다는 아닙니다.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염수호(salt lake)인데요.

 

사해(Dead Sea)가서 둥둥 떠보고싶다~ 출처: 유튜브/Sergio & Rhoda in Israel
사해(Dead Sea)가서 둥둥~ 출처: 유튜브/Sergio & Rhoda in Israel

사해는 해수면 아래 약 430m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지표에서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합니다. 사해의 바닷물의 염도는 세계의 다른 바다보다 약 10배 정도 더 높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고염분에서 살 수 있는 호염성 생물(halophile)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geology>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염분이 높은 바다인 사해(Dead Sea) 아래 살고 있던 고대의 미생물들은 살아 남기 위해 주변에 죽어있던 고세균(Archaea)의 사체를 먹어치우며 살아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호염균(halophiles). 출처: 유튜브/PBS Eons
호염균(halophiles). 출처: 유튜브/PBS Eons

고세균(Archaea)은 단세포 미생물체입니다. 세포핵이 없는 원핵생물의 한 유형입니다. 고세균은 산소와 빛,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물 없이 물질대사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고세균(Archaea)은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는 심층 생물권(deep Biosphere)에서 유기탄소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극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들은 부족한 에너지원 때문에 대사 과정에서는 높은 에너지 손실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종속영양생물 미생물 군집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생산물을 극대화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 방법에 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이 사해의 퇴적물에서 발견된 고세균의 세포벽 구성 성분을 분석해 유기탄소 순환과 관련된 증거인 분자 바이오마커(molecular biomarker)를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의 저자는 "사해의 환경은 지구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생태계 중 하나"라며 "생명체를 극한으로 몰아넣는 환경을 연구함으로써, 지하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에너지원에 관한 프로세스를 엿볼 수 있었다"고 논문에서 밝혔습니다.

 

왁스 에스테르(wax esters)가 의미하는 바는?

 

스위스와 프랑스 연구진들은 사해의 중심부에서 시추를 통해 확보한 침전물 코어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진들은 사해의 지표 아래 245m 부근의 오래된 침전물 샘플을 조사했는데요. 이곳에서 아주 오래전 죽은 미생물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정확히는, 호수의 염분이 가장 많은 층에서 왁스 에스테르(wax esters)라 불리는 미생물의 화합물을 발견했습니다. 

 

왁스 에스테르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유기체들이 생존의 한계로 내몰렸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 저장 분자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이 왁스 에스테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유기체가 죽은 미생물의 사체를 먹어치워야만 했습니다. 


박테리아의 경우 죽은 미생물의 사체를 먹어치워 이를 왁스 에스테르로 바꾼다는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세균의 경우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연구진들은 사해의 깊은 곳에서 발견된 왁스 에스테르는 아마도, 초고염도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은 고세균의 사체를 먹어치울 수밖에 없었던 박테리아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해(Dead Sea)에 살았던 고대 미생물. 출처: fotolia

이 연구 결과가 놀라운 점은 이전까지 박테리아는 사해와 같은 극한 생태계에서는 적응해 살 수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환경에 더 잘 적응하고 있던 또 다른 미생물체를 재활용함으로써 박테리아가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했을 거라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연구 저자는 "이러한 결과는 지표 아래의 심층 생물권에서 생명체의 높은 적응력을 보여준다"며 "불리한 조건 하에서도 에너지를 생산하고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사해의 생태계 뿐만 아니라 지구의 또다른 극한 환경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해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번성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백만 종의 미생물이 있는 심층 생물권의 미스터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자료##


Thomas, Camille, et al. "Recycling of archaeal biomass as a new strategy for extreme life in Dead Sea deep sediments." Geology(201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0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