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아인슈타인 될 수 있다'
'걷기만 해도 아인슈타인 될 수 있다'
  • 강지희
  • 승인 2019.06.30 08:35
  • 조회수 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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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인들의 공통점은? 출처: pixabay
좌측부터 톨스토이, 헤밍웨이, 찰스 다윈, 아인슈타인. 출처: pixabay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하면 두뇌가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다못해 걷기라도 하면 기억력은 물론 창의력이 발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작가 톨스토이와 헤밍웨이는 방 안을 서성이며 원고를 썼습니다. 찰스 다윈은 하루 3번, 45분씩 산책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이론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평소 2.4km 거리를 걷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상대성이론'도 산책하다가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운동이 뇌에 좋다고 증명하는 여러 연구가 있습니다. 어떤 연구들일까요?

 

유아기를 벗어나도 뇌는 변한다

매리언 다이아몬드. 출처: UC Berkely
매리언 다이아몬드 박사(1926~2017). 출처: UC Berkeley

버클리대학교 신경과학자 메리언 다이아몬드는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된 '뇌 가소성' 즉, 뇌가 정확히 얼마나 변할 수 있는가를 다루는 분야 연구를 주도해왔습니다. 메리언 다이아몬드는 1984년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로부터 아인슈타인의 뇌 조각들을 넘겨받아 직접 분석한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20세기 들어서까지 사람들은 뇌가 유아기부터 폭넓게 변하다가 성인기에 접어들면 성장이 멈춘다고 봤습니다. 다이아몬드와 버클리 동료들은 이 개념에 이의를 제기했는데요. 다이아몬드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뇌가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변화를 통해 새로운 연결망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풍족한 환경에 있는 쥐들은 뇌가 더 발달했다. 출처: pixabay
풍족한 환경에 있는 쥐들은 뇌가 더 발달했다. 출처: pixabay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이아몬드의 연구진은 성체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실험군 쥐들은 '풍족한 환경'에, 대조군 쥐들은 '빈곤한 환경'에 뒀습니다. 풍족한 환경은 쥐가 가지고 놀 수 있는 많은 장난감과 널찍한 공간, 함께 어울릴 친구 쥐 등이 있는 곳을 가리킵니다. 반면, 빈곤한 환경에는 아무 것도 없는, 그냥 '공간' 뿐이었습니다.

 

이 조건에서 연구진은 쥐의 거주 환경이 뇌의 물리적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점검했습니다. 실험 결과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쥐들은 빈곤한 환경에서 서식한 쥐들보다 6.4% 더 큰 뇌를 갖고 있었습니다. 풍족한 환경 속 쥐들은 중추신경계를 지지해주는 신경교세포의 수도 실험 전보다 14% 증가했다고 합니다.

해마. 출처: Wikimedia Commons
해마. 출처: Wikimedia Commons

풍족한 환경은 특히 해마세포를 발달시켰는데요. 해마는 측두엽 깊숙한 내부에 자리해 장기기억을 형성합니다. 풍족한 환경에 놓인 쥐들은 더 많은 해마세포를 갖게 됐고, 학습 및 기억에 관한 다양한 과제를 대조군 쥐들보다 더 잘 수행했습니다. 풍족한 환경 속 쥐들은 실험 전보다 뇌의 수상돌기가 더 성장·확장해 대량의 정보를 수용하고 처리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고 뇌 혈관도 확장됐으며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특정 성장인자 등 뇌 화학물질의 농도도 증가했습니다. 종국엔 이런 요인들이 뇌 피질의 발달에 기여했습니다.

 

참고로 아세틸콜린은 신경전달물질로는 최초로 발견된 물질입니다. 아세틸콜린을 사용하는 뇌세포는 해마와 편도체를 포함한 피질 곳곳에 신호를 보내는데요. 그래서 아세틸콜린은 학습과 기억의 중요한 조절자이며 아세틸콜린의 활동을 방해하는 약물은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기억장애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뇌의 성장인자 중 BDNF는 뇌의 발달 과정에서 성인의 시냅스 가소성과 학습 그리고 뉴런의 생존 및 성장을 돕습니다. BDNF는 뉴로트로핀이라는 강력한 단백질 집단 중 제일 강한 단백질인데요. 스트레스 호르몬이 뉴런을 손상시키지 못하게 막아준다고 합니다.

 

비결은 바로 '운동'

나에게 쳇바퀴 하나만 주소. 출처: pixabay
"왜 이렇게 안 끝나지" 출처: pixabay

신경과학자들은 '풍족한 환경'의 어떤 요소가 뇌의 변화에 영향을 줬는지 알아봤습니다. 실험 결과 쥐들은 풍족한 환경 속 여러 요소를 활용해 '운동'을 했고, 이 덕분에 뇌의 변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입니다. 과학자들은 쥐들에게 쳇바퀴 하나만 제공해도 풍족한 환경에서 거주한 쥐들에게서 관측한 뇌 변화가 대부분 그대로 나타났다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사람은?

운동을 열심히 하면 치매 발병률이 낮아진다. 출처: pixabay
운동을 열심히 하면 치매 발병률이 낮아진다. 출처: pixabay

한 연구에서는 인지장애가 없는 65세 이상 노인 1,740명을 대상으로 운동 빈도, 인지기능, 신체기능, 우울 수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후 과학자들은 설문 대상자들을 추적했고 6년 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치매 질환에 걸렸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후 연구진은 치매 발병 여부와 전 생애의 운동량을 비교했습니다. 조사 결과 관찰 대상 중 주 3회 이상 운동을 한 사람의 치매 발병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2% 낮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걷기만 해도 창의성 UP

걷는게 창의력에 좋다? 출처: pixabay
걷는게 창의력에 좋다? 출처: pixabay

격렬한 유산소 운동까지는 아니라도 걷기만으로 기억력은 물론 창의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2014년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연구진은 48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걷기가 창의적 사고에 미치는 효과를 실험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창의성을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 중 하나인 '용도 찾기 테스트'를 지시했습니다. 용도 찾기 테스트란 한 물체를 지정하고 쓰임새를 찾게 하는 테스트인데요. 참가자들은 앉거나 일어서서 용도 찾기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엔 앉아서 진행했고, 그 다음은 걸어가면서 용도 찾기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걸으면서 용도 찾기를 테스트했을 때 앉아서 했을 때보다 81% 더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4가지 방법으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용도 찾기 테스트를 지시했습니다. 4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앉아서' 테스트를 받고 휴식 후 '앉아서' 테스트 진행
  2.  '앉아서' 테스트를 받고 휴식 후 '걸으며' 테스트 진행
  3.  '걸으며' 테스트를 받고 휴식 후 '앉아서' 테스트 진행
  4.  '걸으며' 테스트를 받고 휴식 후 '걸으며' 테스트 진행

1번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은 평균 4개, 5개 답을 내놨습니다. 2번을 보면 참가자들이 앉았을 때는 평균 4개의 답을 내놨지만 걷고 나서는 평균 10개의 답을 내놨다고 합니다. 3번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은 걸어다닐 때 평균 10개의 답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앉은 후 진행했을 때는 평균 9개의 답을 내놨습니다. 네 번째는 어땠을까요?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은 모두 걸으면서 테스트를 받았는데요. 평균 7개, 8개의 답을 내놨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걷기가 확산적 사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성과는 3번이 가장 좋았네요.

 

최신 신경과학 연구로 '운동하는 뇌' 비밀 밝힌다

 

창의성은 갑자기 나타나는 신화적 능력이 아니며, 정상적인 인지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현재의 지식 체계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다시 말해 누구나 창의성을 가질 수 있으며, 수학이나 프랑스어 회화, 가로세로 낱말 맞히기 등 다른 인지 기능들처럼 훈련을 하면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본문 중-

 

체육관으로 간 과학자.
책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준비했다.

책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는 이와 같은 연구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운동과 뇌 가소성의 관계를 이해하고 운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하면 누구나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신경과학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웬디 스즈키는 본인도 운동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바뀌게 됐다고 밝히는데요. 스즈키는 현재 규칙적인 신체 운동을 삶에서 절대 빼먹지 않으며 뉴욕대학교 학생들과 뉴욕시 거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매주 한 번씩 무료 운동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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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스즈키 박사.

저자 웬디 스즈키는 뉴욕대학교 신경과학센터의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다. UC샌디에이고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즈키의 전문 연구 분야는 뇌가소성이다. 특히 장기 기억력 연구 분야에서 명성을 떨쳤다. 운동과 뇌가소성의 관계를 다룬 테드(TED) 강연으로 64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실험심리학을 연구하는 40세 이하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트롤랜드 연구상을 수상했다

 

 ##참고자료##

 

  • 웬디 스즈키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 이시형 <세로토닌 하라>
  • 그레고리 번스 <만족>
  • Diamond, Marian C., Bernice Lindner, and Alma Raymond. "Extensive cortical depth measurements and neuron size increases in the cortex of environmentally enriched rats." Journal of Comparative Neurology 131.3 (1967): 357-364.
  • Diamond, Marian C., et al. "Effects of environmental enrichment and impoverishment on rat cerebral cortex." Journal of neurobiology 3.1 (1972): 47-64.
  • Oppezzo, Marily, and Daniel L. Schwartz. "Give your ideas some legs: The positive effect of walking on creative thinking."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40.4 (20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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