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진입하는 '혜성' 관문 찾았다
태양계 진입하는 '혜성' 관문 찾았다
  • 함예솔
  • 승인 2019.10.12 08:00
  • 조회수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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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 태양계 밖에서 지구 가까이로 진입할 때 통과하는 특별한 게이트웨이가 존재하는 듯 합니다. 이는 과학자들에게 혜성 진화에 관한 정보 역시 제공했다고 하는데요. 이 연구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행성과학회의(European Planetary Science Congress)와 미국천문학회 행성과학국(Division for Planetary Sciences of the 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의 2019 공동 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 

아름다운 혜성 꼬리. 출처:  University of Arizona/Heather Roper
아름다운 혜성 꼬리. 출처: University of Arizona/Heather Roper

혜성은 얼음덩어리

 

우선 혜성에 대해 짚고 넘어가죠. 혜성은 소행성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작고 부서기 쉬운 불규칙한 모양의 천체입니다. 소행성은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태어난 천체인 반면 혜성은 태양계 바깥쪽에서 형성된 '얼음 천체'입니다. 얼음으로 된 혜성 표면에는 먼지와 모래, 미립자들이 박혀 있습니다. 혜성은 대부분 타원형 궤도를 그립니다. 이 궤도는 행성의 궤도를 가로질러 태양에 근접하거나 명왕성보다 멀리 날아가기도 합니다. 가장 먼 곳의 혜성들은 궤도를 한 번 도는 데 3천만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반면 궤도가 작은 혜성의 경우 200년이면 충분합니다. 작은 궤도 혜성이 비교적 예측하기 수월한 이유입니다.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졌을 때 혜성은 매우 차가운 얼음덩어리 상태로 존재하는데요. 태양에 가까이 접근할 때 비로소 혜성 표면의 온도가 올라가 휘발성 물질이 기화하기 시작합니다. 기화된 가스에는 작은 먼지 입자들을 포함되는데요. 이 입자들이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대기를 형성합니다. 이는 지구에서 관측할 때 밝은 꼬리처럼 보입니다.

 

슈바스만 바흐만 제1혜성의 기이한 폭발

 

연구팀은 해왕성 궤도를 너머의 거대 행성 영역(giant planet region)과 목성의 궤도를 통과하는 천체의 진화에 관해 모델링을 실시했습니다. 이 얼음덩어리 천체들은 우리 태양계가 탄생할 때부터 존재했습니다. 거의 태고의 잔존물로 여겨집니다. 오랫동안 혜성의 경로는 형성된 기원지에서부터 태양을 향하는 방향으로 발달된다고 분석됩니다.

 

이번 연구에서 원래 조사 대상 천체는 '슈바스만 바흐만 제1혜성, 즉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이었습니다.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은 목성 궤도 바깥에서 거의 원형 궤도로 돕니다. 궤도 주기는 14.9년입니다. 이 혜성은 얼음이 사실상 기화되기 힘든 거리임에도 잦은 폭발을 일으키고 높은 활동성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천문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는데요. 

Schwass mann-Wachmann I (P / SW-1) 혜성. 급격한 폭발이 발생해 갑자기 밝기가 변한다. 출처: NASA / JPL / Caltech / Ames Research Center / University of Arizona
29P/Schwassmann-Wachmann 1(SW1) 혜성. 급격한 폭발이 발생해 갑자기 밝기가 변한다. 출처: NASA / JPL / Caltech / Ames Research Center / University of Arizona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의 기이한 활동성에 대해 논하기 전에 이 천체는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은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에 속합니다.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들은 목성과 해왕성 사이 혼돈 상태의 궤도를 이동하는 얼음으로 이뤄진 작은 천체 무리입니다.

카이퍼 벨트.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카이퍼 벨트.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카이퍼벨트 천체들과 달리 태양계 내의 외행성들과 교차하는 불안정한 공전 궤도가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태양계 어떤 천체보다 수명이 짧습니다. 참고로 카이퍼 벨트는 태양계의 해왕성 궤도보다 바깥쪽인 지역입니다. 소행성과 같은 천체가 밀집한 도넛 모양의 영역을 가리킵니다. 지구로 오는 혜성 중 주기가 200년 정도인 혜성들은 일반적으로 이곳에서 지구로 날아옵니다.

 

켄타우르스(Centaurs)가 Jupiter Family Comets(JFCs)?

켄타우루스 천체는 소행성? 혜성? 출처: NASA / JPL-Caltech
켄타우루스 천체는 소행성? 혜성? 출처: NASA / JPL-Caltech

29P/Schwassmann-Wachmann 1(SW1)가 속한 켄타우르스(Centaurs)는 한때 천문학자들에게 미스터리한 천체였습니다. 소행성인지, 혜성인지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NASA의 광역적외선탐사망원경인 와이즈(WISE,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을 통해 관측한 결과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의 대부분은 혜성으로 밝혀졌습니다.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는 궤도가 불안정해지면 거대한 행성 영역(giant planet region)을 통과해 지구형 행성 지대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결국 Jupiter Family Comets(JFCs) 가 될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Jupiter Family Comets(JFCs)는 주기가 20년 미만인 단주기 혜성인데요. 이 천체들은 주로 목성의 중력으로 인해 궤도가 결정됩니다. <Icarus(1997)> 논문에 따르면 Jupiter Family Comets(JFCs) 천체는 혜왕성 너머 카이퍼 벨트 지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혜성이 처음으로 우리 눈에 보이기 시작할 때가 대부분 혜성의 진화 단계 중 Jupiter Family Comets(JFCs)에 해당할 때라고 합니다. 즉, 카이퍼 벨트에서 시작된 켄타우루스 천체가 바로 Jupiter Family Comets(JFCs)의 근원지로 추정됩니다.

1994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슈메이커혜성과 목성의 충돌 장면. Credits: NASA, ESA, H. Weaver and E. Smith (STScI) and J. Trauger and R. Evans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1994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슈메이커혜성과 목성의 충돌 장면. 출처: NASA, ESA, H. Weaver and E. Smith (STScI) and J. Trauger and R. Evans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켄타우르스(Centaurs) 궤도의 불안정함은 이 천체의 정확한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이 천체가 향후 혜성으로 진화됐을 때 경로를 파악하기 힘들게 하는데요. 얼음으로 이뤄진 켄타우르스(Centaurs)천체나 혜성들은 일반적으로 태양에 접근할 때 가스와 먼지를 방출하며 코마(coma)와 긴 꼬리를 만듭니다. 행성과학자 Jordan Steckloff 는 "외부 태양계에서 활동을 중단한 작은 천체들이 내태양계로 들어오면서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코마(coma)와 꼬리를 뽐내며 활동하게 되는 '전환점'이 되는 곳은 어디일까?"라고 질문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까지 수수께끼였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Central Florida)의 Gal Sarid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건 '혜성의 요람(cradle of comets)'이다. 게이트웨이 모델이 얼음덩어리 천체들의 진화 역사에 관한 생각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혜성이 만들어지는 주요 관문

 

연구진은 기이한 폭발과 활동성을 띠는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의 궤도와 동향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에 속하는 이 혜성은 진화적으로는 켄타우르스(Centaurs)와 Jupiter Family Comets(JFCs) 천체 사이의 중간 위치에 해당한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연구진이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의 현재 상황이 다른 센타우루스 천체의 궤도 진행과 일치하는지 알아본 결과, 켄타우르스(Centaurs) 천체 5개 중 1개 이상이 특정 시점에서 29P/Schwassmann-Wachmann 1(SW1)과 비슷한 궤도로 진입했습니다. 즉,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이 기이한 천체라기보다는 동력학적으로 Jupiter Family Comets(JFCs)으로 진화하는 중에 인간에게 포착된 센타우루스 천체였던 셈이죠. 

 

29P/Schwassmann-Wachmann 1(SW1) 궤도의 일반적인 특징 외에도 시뮬레이션은 더 놀라운 발견으로 이어졌는데요. Walter Harris박사는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센타우르스는 JFCs 천체 3분의 2 이상의 공급원이었다"며 "이는 이 혜성이 만들어지는 주요 관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게이트웨이 지역에는 천체가 오랫동안 머물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센타우루스 천체는 몇 천년 이내에 Jupiter Family Comets(JFCs)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태양계의 어떤 천체의 수명보다도 짧은 편입니다. 물론 이 중에도 수 백 만년에서 수 십 억년 수명의 천체가 존재하긴 합니다.


 
다만, 29P/Schwassmann-Wachmann 1(SW1)은 현재 이 게이트웨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몇 안 되는 천체 중 가장 크고 활발히 활동하는 천체여서 주목 받습니다. 이를 두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의 Laura Woodney 박사는 "혜성을 형성하는 물리학적 변화와 궤도에 관한 지식을 발전시키는 데 가장 좋은 후보"라고 평가합니다. 혜성을 이해하는 건 태양계 초기 구성 성분을 밝혀내고 대기와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던 조건을 알아보는 일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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