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암흑물질 후보 '액시온' 존재 규명에 한 걸음 가까워졌습니다. 연구진은 6.62~6.82 μeV 질량 범위에서 액시온을 탐색해 액시온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영역에 도달한 건데요. 액시온이 발견되면 물리학자들이 고안한 입자로 물질-반물질 간 비대칭을 설명해 줄뿐 아니라 우주를 채우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대물리학의 두 가지 난제를 풀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단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현대물리학의 난제를 풀어낼 액시온 신호를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이론적으로 액시온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영역에 도달한 것으로 미국 워싱턴대, 예일대에 이어 전 세계 3번째입니다.
암흑물질 후보 '액시온'
액시온은 강한 자기장과 만나 빛(광자)으로 변하는데 이를 단서로 1989년부터 전 세계에서 액시온을 찾아 실험을 진행해 왔습니다. 과학자들은 액시온이 존재할 수 있는 질량 범위와 광자로 변환됐을 때 신호 크기 범위를 이론적으로 추정하고 이를 'QCD(양자색소역학) 액시온밴드'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액시온이 존재할 경우 이 영역 내에서 신호가 발견된다는 뜻입니다.
QCD 액시온밴드가 포함하는 신호 크기는 형광등보다 1억경(1024) 배나 작은 수준으로 검출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 수준에 도달한 후부터 QCD 액시온밴드에 속하는 신호를 검출할 수 있어 특정 지점에 액시온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액시온을 발견하려면 탐지하는 질량과 신호 세기를 바꿔가며 실험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나 QCD 액시온밴드 영역의 신호를 검출할 만한 기술을 갖추고 탐색을 진행하고 있는 실험 그룹은 전 세계 8곳 중 미국 워싱턴대와 예일대 2곳뿐입니다. 워싱턴대는 액시온 질량이 1.9~3.53μeV(마이크로일렉트론볼트)인 경우 예일대는 액시온 질량이 23.15~24μeV인 경우의 신호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6.62~6.82μeV 질량 범위에서 액시온을 탐색해, 해당 질량에서는 최초로 검출 범위가 QCD 액시온 밴드 영역에 도달하고 탐색한 영역에 액시온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 ADMX (Axion Dark Matter eXperiment)
미국 워싱턴주의 워싱턴 대학에서 약 30년간 진행되고 있는 액시온 암흑물질 발견 실험. 워싱턴 대학, 페르미 국립가속기 연구소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HAYSTAC (Haloscope at Yale Sensitive to Axion CDM)
미국 예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액시온 암흑물질 탐색 실험. 예일대, 콜로라도 대학,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등 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μeV(마이크로일렉트론볼트)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법칙을 이용한 질량 표시 단위로 1 μeV는 약 1.78×10-42 kg에 해당합니다.
액시온이 밝힐 현대물리학의 난제는?!
연구진은 작은 신호 검출을 위해 강한 자기장 하에서 잡음을 최소화한 실험장치를 구축했습니다. 연구진은 지구 자기장보다 16만 배 강한 8테슬라 자기장을 내는 원통형 초전도 자석을 마련하고 자석 중심에 안테나가 삽입된 금속 원통을 넣었습니다. 액시온은 자기장과 만나 광자(전자기파)로 변하는데 발생한 광자가 원통의 공진주파수와 일치하면 안테나로 이 신호를 읽을 수 있습니다. 각 과정은 증폭과 열로 발생하는 잡음을 줄이고 초전도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273℃ 냉동기 안에서 진행됐습니다. 연구진은 2년에 걸쳐 각 과정에서 잡음을 극도로 줄이고 테스트를 거친 뒤 3달 동안 데이터를 수집해 결과를 얻었습니다.
액시온이 발견되면 현대물리학의 난제를 풀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가 사는 우주가 물질로 이루어진 까닭은 태초에 빅뱅이 물질을 반물질보다 훨씬 많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반물질과 물질이 만나 소멸한 뒤 물질만 남았는데 지구도 물질-반물질 간 비대칭 덕에 존재하는 셈입니다.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비대칭이 우리 세계와 '거울세계'의 물리법칙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실험결과 원자핵을 묶는 힘에는 이 물리법칙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현대물리학의 수수께끼로 남았습니다. '액시온'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고안한 입자로 물질-반물질 간 비대칭을 설명해 줄뿐 아니라 우주를 채우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대물리학의 두 가지 난제를 풀 해답인 셈입니다.
- 테슬라(T): 자기장의 단위. 1T는 지구 자기장의 2만 배이며, 의학 MRI가 3T 자기장을 사용합니다.
- 초전도 자석: 초전도 선으로 만든 전자석. 전선 주위에는 자기장이 생기는데, 저항이 0인 초전도선으로는 적은 비용으로 강한 전류를 만들 수 있어 생성되는 자기장도 강력해집니다.
제 1저자인 이수형 연구기술위원은 "워싱턴대가 30년 이상, 예일대가 10년 이상 연구해 온 데 비해, 이번 프로젝트 CAPP-8TB는 2017년도에 시작했으나 빠르게 실험 수준을 따라잡았다"며 "지금보다 두 배 넓은 질량 범위를 6개월 이내에 탐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검출기를 향상시켜 작은 신호영역을 더 빠르게 탐색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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