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방법으로 질소고리화합물 합성
친환경 방법으로 질소고리화합물 합성
  • 함예솔
  • 승인 2020.07.24 14:30
  • 조회수 34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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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을 위해서 생리활성물질을 찾는 것외에도 이를 쉽게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한 합성법 많이 연구되고 있는데요. 깨끗한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의약품의 성분이 되는 질소고리화합물의 한 종류를 합성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왜 이 약 먹어도 그대로지? 출처: fotolia
의약품 구성성분, 더 깨끗하고 경제적으로! 출처: fotolia

UNIST 자연과학부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질소고리화합물'의 하나인 '인돌로파이란'(indolopyran)을 만드는 합성법을 개발했습니다. 금속 촉매나 고온 등의 오염을 유발하는 요소를 뺀 데다가 공기 중에 풍부한 '산소'를 이용해 반응을 유도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합성법입니다. 같은 합성법으로 '산소 고리 화합물'도 합성이 가능해 신약 개발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연구는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습니다. 

  • 생리활성물질

체내 속 존재하는 단백질, 핵산 등의 분자와 결합해 그 분자의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물질의 총칭입니다.

  • 작용기

화합물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원자단입니다.

  • 인돌로파이란

질소 고리 화합물 중 하나로 항암, 항염증, 항바이러스와 같은 생리활성을 갖고 있어 관련 의약품으로 연구되고 있는 물질입니다.

합성 까다로운 의약품 물질, 새로운 합성법으로 문제 해결

 

질소고리화합물은 최근 FDA에 승인을 받는 약품 중 약 60%에 포함된 물질입니다. 고리(ring) 형태로 결합한 탄소 원자 사이에 질소 원자가 끼어 있는 구조인데, 여기에 작용기를 결합해 약품을 합성합니다. 고리의 모양이나 작용기의 종류에 따라 합성 난이도가 다릅니다. 최근 항암, 항염 효과로 인해 주목받는 인돌로파이란은 합성하기 까다로운 물질 중 하나입니다. 합성 방법도 많지 않고 그마저도 시약(base)과 금속 촉매가 필요하거나 고온에서만 합성할 수 있습니다.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전극의 음극과 양극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통해 '인돌(indole)'과 '활성 메틸렌(methylene)'이라는 두 물질을 '짝지어' 인돌로파이란을 합성했습니다. 상온(room temperature)에서 공기 중의 산소를 시약으로, 금속 대신 아이오다이드(Iodide)를 촉매로 사용했습니다. 반응이 일어나려면 ‘탈양성자화 능력’이 있는 별도의 시약(염기)이 필요합니다.

질소고리화합물인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인돌로파이란)의 합성 과정. 출처: UNIST
질소고리화합물인 ‘다이하이드로파이라노인돌’(인돌로파이란)의 합성 과정. 출처: UNIST

그런데 이 합성법은 공기 중의 산소를 예비 염기(pre-base) 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는 정전압 모드를 이용한 합성법으로, 높은 전압에 의한 작용기 손상 문제도 극복했습니다.  

  • 예비 염기

산소 자체가 염기역할을 할 수 없으나, 음극에서 산소가 환원돼 생성되는 물질은 염기 역할이 가능합니다. 

  • 탈 양성자화

산(acid)에서 양성자 (a hydrogen cation, H + ) 을 제거하는 반응입니다. 

  • 정전압모드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면서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형태입니다. 일정한 전류를 유지하는 '정전류'의 모드의 경우 전류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높은 전압이 발생해 작용기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최수빈 자연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주로 한 쪽 극만 활용하는 합성법과 달리 양극(anode)과 음극(cathode)에서 발생하는 반응 모두를 이용해 복잡한 구조를 갖는 인돌로파이란을 합성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돌로파이란 생성 원리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 (Density Functional Theory)과 다양하게 디자인된 반응 경로 규명 실험을 수행해 인돌로파이란 생성 원리를 찾았습니다. 전극(음극 및 양극)에서 아이오딘과 산소가 각각 산화 및 환원돼 아이오딘 라디칼(Radical)과 슈퍼 옥사이드 라디칼이 만들어지고, 이때 슈퍼옥사이드(superoxide)라디칼이 염기로 작용해 반응이 진행됩니다. 인돌과 활성메틸렌 화합물의 '커플링' 반응 후에 만들어진 중간물질은 최종적으로 고리 모양이 만들어지는 ‘전자고리화반응’을 통해 인돌로파이란이 완성됩니다. 

  • 라디칼

홀 전자(unpaired electron)를 가진 원자(atom) 또는 분자(molecule)입니다. 전자는 한 쌍을 이루는 성질이 있어 라디칼을 다른 물질의 전자와 잘 반응합니다.

또 연구팀은 규명된 원리를 바탕으로 동일한 합성법을 적용해 산소 고리 물질인 '다이하이드로퓨란' 골격체(약물에 작용기가 결합하는 뼈대)도 합성했습니다. 인돌 대신 엔아민(enamine)을 출발 물질로 사용해 오각형 탄소 고리에 산소가 포함된 '다이하이드로퓨란'을 합성한 겁니다.

 

박철민 교수는 "기존 합성법과 달리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유기합성 방법을 적용해 질소고리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었다"며 "반응 경로를 알아내 다양한 출발물질로부터 여러 고리 모양의 골격체를 합성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박철민교수,  최수빈연구원. 출처: UNIST
박철민 교수(좌측하단),  최수빈 연구원(제1저자, 중앙). 출처: UNIST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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