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의 로봇 영상들을 보면 전통적인 과학 강국 미국이나 일본에서 제작된 로봇들이 대부분인데요. 최근 중국에서 내놓은 로봇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중국 광동대학교(Guangdong University) 연구진이 만든 'Jet-HR1' 라는 로봇이 그 주인공인데요. 영화 <아이언맨(Iron Man)>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이 로봇은 발에 '선풍기 팬'처럼 보이는 제트 엔진이 달려 있습니다.
얼핏 보면 비행을 할 수 있게 도와 줄 것처럼 보이는 장치인데요. 기능이 뭘까요?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보폭을 넓혀 이동할 때 쓰입니다. 이족 보행 로봇들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데요.
네발이나 바퀴로 이동하는 로봇들과 달리 이족 보행 로봇들은 위에 첨부한 '움짤' 속 로봇처럼 보폭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보폭도 사람에 비해 좁은 편입니다. 보폭을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지만 다리의 길이 보다 더 넓은 보폭으로 걸을 순 없는데요. 만약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보폭이 맞지 않으면 넘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Jet-HR1'는 이러한 이족 보행 로봇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보폭이 맞지 않으면 발에 달린 부양장치가 허공에서 보폭을 늘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넓게 떨어진 두 지점을 원만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역할입니다.
발이 아래쪽으로 떨어지다가 부양 장치가 작동되면서 다시 위로 솟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제트 엔진을 이용했기 때문에 근처 파란색 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Jet-HR1'의 무게는 6.5kg, 길이는 65cm입니다. 부양 장치에 달린 제트 엔진의 무게는 232g인데요. 2kg 정도를 견디는 힘을 발생시킵니다. 이 로봇 전체 무게가 6.5kg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트 엔진 하나가 전체 무게의 1/3을 지탱해주는 셈입니다.
이 제트 엔진 덕분에 'Jet-HR1'는 거의 일자로 다리를 찢는 것처럼 발을 뻗을 수 있는데요.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다리 길이의 80%인 52cm 거리를 8초 만에 건너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제트 엔진을 최대로 활용하면 다리 길이의 97%인 63cm 정도의 보폭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고 하네요.
주요 연구자 즈펑 황(Zhifeng Huang)은 "지진 현장에서 로봇들이 벽돌 잔해들을 해치고 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보완하고자 2년 전부터 계획했다"면서 "장애물의 영향을 덜 받는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제트엔진으로 추진력을 얻고 균형을 잡는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