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2,500만 년 된 비듬이 발견됐습니다. 현재 가장 오래된 비듬 화석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일랜드 코크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 비듬은 새처럼 깃털이 달린 공룡인 미크로랍토르(microraptor)의 것입니다. 미크로랍토르는 4개의 날개를 가진 육식공룡으로, 한 때 원시 조류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방울인 줄 알았는데 비듬이었다
연구팀은 2012년 베이징 척추고생물학‧화석학 연구소에 방문합니다. 공룡의 깃털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깃털 사이사이에서 작고 흰 방울들이 관찰됐습니다. 이 방울의 정체는 다름 아닌 '비듬'이었습니다. 케라틴 미세섬유까지 그대로 보존돼 있는 세세함에 연구팀인 마리아나 맥나라마 박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공룡의 비듬은 사람의 비듬과 마찬가지로 각질세포로 구성됩니다. 각질세포란 각질형성세포가 분화를 거듭한 결과 형성되는 무핵 세포를 말합니다. 각질형성세포에 비해 케라틴 미세섬유의 양이 많은 게 특징인데요. 비듬 화석에서 이 섬유 하나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섬유가 마른 모습까지 보일 정도였죠.
그리고 공룡의 비듬은 현대 조류의 비듬과 달리 케라틴이 꼭 맞물려 있었습니다. 미크로탑토르가 하늘을 나는 대신 나무를 오르내리며 이동했을 것이라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궤를 같이 하는 발견인데요.
비행 중 급격히 상승한 체온을 신속히 낮춰줄 조직학적 구조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룡은 현대 조류에 비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진은 "비듬 화석은 공룡의 탈피 과정을 설명해주는 유일한 증거"라며, "당시 공룡이 도마뱀이나 뱀처럼 피부를 한꺼번에 벗어내지 않고, 피부를 작은 조각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탈피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