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나노물질로 불리는 그래핀은 높은 강성과 강도를 가지고 있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됩니다. 최근, UNIST의 로드니 루오프 특훈교수 연구팀이 그래핀 복합체를 최대 12번까지까지 접는데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연구팀은, 2002년 당시 미국의 고등학생이었던 브리트니 갤리반이 1,200m 길이의 종이를 12번이나 반으로 접은 것에서 착안했습니다. 당대 최고 수학자들도 종이는 최대 7번까지 반으로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갤리반이 이를 뒤집은 사건이었죠.
그래핀도 종이처럼 얇기 때문에, 접으면 접을수록 기계적 특성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루오프 교수는 그래핀 복합체를 만들기 위해 얇은 막 구조인 그래핀을 고분자 박막에 붙여 12번 접는 데 성공하면서 그래핀 복합체를 제조해 냈습니다. 이 그래핀 복합체는 4,096(2의 12제곱)을 가진 약 3mm두께의 흥미로운 물질로 변모했습니다.

놀라운 건 이 때 만들어진 그래핀 복합체 시료는 전체 중 그래핀이 차지하는 부피가 0.085%뿐이 었다는 부분입니다. 이 물질은 오히려 기계적 특성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단순히 그래핀을 10번 쌓아서 1,024겹을 올린 구조보다 그래핀을 10번 접어서 1,024층이 된 경우가 훨씬 강한 굽힘 강성을 가지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이론 연구와 모델링을 담당한 이탈리아 토랜토대의 니콜라 푸뇨 교수는 "접힌 구조물에는 추가적인 층간 상호작용이 나타나 더 많은 변형 에너지를 저장할수 있다"며 "그 덕분에 연결되지 않고 한 장씩 쌓인 구조물보다 굽힘에 대한 저항이 커지고 구부러뜨리려는 힘에 더 잘 버티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오프 교수는 "이번 연구는 2차원 물질을 적층시켜 3차원 다층 복합체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별한 기능성을 갖는 다양한 2차원 나노물질들을 결합해 에너지 저장과 변환, 열 관리 등으로 응용할 크기의 재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재료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학술지 <Advance Materials>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