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과 에너지는 시공간에 커브를 일으키고, 중력은 시공간의 곡률에 의해 생긴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간략히 정리한 표현인데요. 이 이론 하나만으로도 아인슈타인은 세상을 바꾼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월 14일은 '아인슈타인 탄생 140주년'이 되는 특별한 날이기도 합니다.

책 <젊은 아인슈타인의 초상>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여동생 마야에게 보낸 편지(1899)에서 "모두가 나처럼 산다면 소설이 불필요해지겠지"란 말을 썼다고 하는데요. 위대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으로 사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실제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대학교 연구진은 VR기기를 통해 아인슈타인의 얼굴과 신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후 그들의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놀라운 점은, VR기기로 아인슈타인의 신체를 빌린 피실험자의 인지 능력이 실제로 높아졌다는 겁니다.
VR쓰고 아인슈타인으로 빙의
이 실험에 참여한 피실험자는 18~30세의 젊은 남성 30명이었습니다. 연구진은 피실험자 모두에게 30분 정도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VR 헤드셋을 제공했는데요. 피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가상현실에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아바타가 구현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은 통제집단으로, 가상현실에서 아인슈타인이 아닌 일반 성인 남성의 신체를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바르셀로나대학교의 컴퓨터과학자 Mel Slater은 "가상현실은 당신의 실제 몸을 대신할 가상의 실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에서 참가자들은 거울에 비친 새로운 가상의 몸을 볼 수 있고, 그들의 움직임과 정확하게 일치해 마치 가상의 몸이 자신의 몸이라는 강력한 환상을 심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전했습니다.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이 가상현실로 들어가기 전, 가상현실에서 구현되는 아인슈타인 아바타와 비슷한 노인들에 대한 암묵적 편견을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와 자존감 및 인지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인지 기능을 측정하기 위해 'WAT(Word Accentation Test)테스트'란 것을 준비했는데요. WAT(Word Accentation Test)테스트는 미국의 성인의 읽기 테스트( Reading Test)를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을 위해 각색한 시험으로, 모든 액센트가 제거된, 빈도수가 낮은 스페인어를 애매하게 발음하여 구사하여 들려준다고 합니다. <Schizophrenia Research>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테스트는 성인의 IQ와 관련 있으며 신뢰할만한 측정값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연구진은 WAT의 점수를 실제 IQ 측정 점수로 변환시켜 인지능력을 평가하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Slater는 피실험자가 가상현실에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처럼 천재의 신체를 가지게 된다면, 일반 성인 남성의 신체로 구현될 때보다 인지 과제 수행하는 능력이 더 좋아지는지 혹은 별 영향이 없는지 파악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연구 결과 아인슈타인으로 빙의했던 가상현실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
자존감, 인지능력 ↑, 노인에 대한 편견 ↓
피실험자 중 자존감 테스트에서 낮은 수치를 보인 참가자가 가상현실 체험 후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단, 아인슈타인의 아바타로 구현되는 가상현실 체험 후에만 이 측정치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에서 피실험자들이 스스로를 천재로 여기며 엄청난 과학적 업적을 쌓은 아인슈타인과 동일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인지능력을 평가한 부분에서도 아인슈타인의 신체를 가졌던 피실험자는 더 높은 문제 해결 능력을 보였는데요. 연구진에 따르면, 문제 해결 능력은 높은 IQ와 관련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아인슈타인 VR체험 후 피실험자들은 가상세계 속 구현된 아인슈타인과 비슷한 나이대인 노인들에 대한 암묵적 편견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진들은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에서 피실험자들이 스스로를 천재로 불리며 엄청난 과학적 업적을 쌓은 아인슈타인이라고 여기면서 그들의 인지기능, 자존감 등의 측정치를 높였을 거리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