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맛의 독성가스입니다. 만약, 우리가 일산화탄소에 노출돼 흡입하게 되면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와의 결합을 방해하는데요.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의 친화력이 산소보다 무려 200배나 더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산소와 결합해야할 헤모글로빈이 일산화탄소와 결합하게 되면서 체내의 산소 공급이 부족해집니다.
미국의 노동안전위생국(OSHA)에 따르면 일산화탄소를 많이 흡입하게 될 경우 두통,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제때 치료받지 못할 경우 심장과 뇌와 같은 신체 주요 부위가 영구적으로 손상돼 최대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 일산화탄소가 외계생명체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일산화탄소는 우주생물학자들이 외계생명체를 찾을 때 사용하는 생명지표(biosignature)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다수 과학자들은 일산화탄소를 오히려 생명지표와 반대되는 가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일산화탄소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탄소 공급원이자, 이론적으로 생명체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먹어치워야만 하는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의 발견은 생명체의 부재를 뜻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서는 다른 관점이 제시됐습니다. 연구진들은 약 30억년 전 지구의 대기 화학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 모델링을 실시했는데요. 당시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를 거의 포함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지구에서는 미생물 형태의 생명체가 살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다세포 생명체의 가장 초기의 화석은 약 6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때의 일산화탄소는 오랜 기간 축적돼 있어 오늘날 대기의 일산화탄소 수준보다 약 1,000배나 더 높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컴퓨터 모델을 외계행성 시스템에 적용했는데요. 특히, 은하계의 별 중 75%를 차지하면서 작고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적색왜성(red dwarf) 위주로 적용시켰다고 해요.
그 결과 연구진들은 대기에 산소가 많아 거주 가능한, 적색왜성의 행성 대기에는 일산화탄소 농도 역시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의 지구과학과부의 박사 후 연구원 Edward Schwieterman은 "행성들의 각각 다른 천체 물리학적인 환경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높은 농도의 일산화탄소를 촉진시키는 미생물권 발견에 놀라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확실한 건 이러한 행성들이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이나 동물에게 살기 좋은 장소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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